얼마 전에 있었던 코펜하겐의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가 주요국의 이해와 중국의 몽니로 목표했던 실체적인 합의에 실패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120여개국 정상들의 형식적인 연기에 불과한 결정문이라는 선언에 그치는 쇼로 끝났다.
‘몰디부’라는 작은 섬나라는 백년 아니 오십년 후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 속으로 잠겨버릴 위기라고 한다. 일찍이 인류에게 무한한 광명과 행복만을 안겨준 것이라고 믿었던 낙천적 이상주의가 두 번의 큰 세계대전과 한국전 등으로 일말의 회의를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면서도 끝없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과학문명과 산업체제는 인류를 빈곤과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달콤한 꿈과 유혹을 버리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종반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공해’라는 괴물이 무서운 파괴력을 가지고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에 인류는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유엔은 그 사실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미 1972년 스웨덴에서 인간 환경 회의를 열어 지구 공해 문제를 토의한 바 있다. 실상 현대 과학 문명과 산업사회가 성취하였다고 생각한 것은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이하게 만들어 주었고, 무수한 발명품과 생활의 이기들은 인간에 삶의 범위를 세계로 또 우주로 뻗어나가게 해준 것은 사실이다. 그 덕으로 우리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러한 이점의 이면에 무수한 공해가 빚어져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대기오염으로 우리 고국 서울 부근의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암 수술을 받은 한 지인은 의사로부터 공기가 좋은 외국에 나가 요양하라는 권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세계 각국은 강과 바다의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강대국들의 경쟁적인 핵 실험으로 인한 죽음의 재현상은 인류의 존망의 문제로 오래 전에 우리에게 다가왔고, 이제 자제하자고 하지만, 이란 북한 등 멈출 수 없는 이기로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이미 사십 여 년 전 시작된 유엔기후 환경 회의는 15차를 별 진전 없이 끝내고 2010년 12월 멕시코 16차 회의를 기약하지만 각국의 이해, 정치 상황 등 그 결과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에서 오는 공해 문제도 심각한 것인데 그만 못지않게 아니 어떤 점에서는 그보다 더욱 무섭고 한심스러운 현상은 인간의 정신적 오염 현상이라 하겠다.
현대 문명이 토해낸 찌꺼기 현상이 지구 오염만이 아닌 인간의 정신까지를 더럽혀 준 것이다. 양심의 마비, 생명의 경시, 가치기준의 전도, 물질주의로 치닫는 인간 소외, 궤도를 이탈한 향락과 허영추구에 사로잡힌 비인간화, 이런 것들이 모두 오늘의 인간 정신을 오염시켜 주는 물질문명에 취해 환호하며 이기에 매달린 반대급부가 아니겠는가.
이런 점에서 나는 오늘 근본적인 공해대책도 시급하지만, 먼저 모든 개개인이 양심의 정화운동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한다. 이지러진 양심의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고 사회 가치관이 전도될 때에 생명력은 흐려져서 사회, 인간 회복의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뜻있는 종교지도자, 교육자, 문화운동에 투신한 이들이 이 나라 크게는 인간의 앞날을 위하여 공헌할 방향이 어딘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잘 사는 것도 좋지만 바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참 어려운 문제임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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