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CMA 김현정 큐레이터, AAM 한국미술부 부장 선임
LA카운티 미술관(LACMA·이하 라크마)의 한국미술 큐레이터로 활약해 온 김현정씨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AAM)의 한국미술부 부장 겸 한국관 큐레이터로 선임돼 오는 7월1일자로 자리를 옮긴다.
라크마 한국관 재개관의 주역이며, 한국현대작가 12인전(‘당신의 밝은 미래’)에도 크게 기여했던 김현정 큐레이터는 “전부터 스카웃 제의가 있었으나 한국관 개관 때문에 생각도 못했는데 다시 제의가 와서 2주 전 결정했다”고 밝히고 “라크마 한국관은 이제 누가 와서 맡더라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안심하고 떠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지난 4년 동안 일하면서 한국과 미주 한인들에게 라크마에 대해 많이 알린 것을 성과로 꼽고 싶다”고 말하고 “AAM은 아시안 미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술관인 만큼 다양한 한국미술 전시와 프로그램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6년 3월부터 라크마의 한국과 중국미술 큐레이터로 일해 온 김현정씨는 지난 4년 동안 주류 화단과 미주 한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일선에서 지휘했다. 특히 한국의 현대미술과 전통미술이 동시에 대규모로 소개됐던 지난 한해 그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뛰며 활약했다. 한국현대작가 12인전이 기획되는 동안에는 한국의 실정을 모르는 큐레이터들을 도와 실질적으로 작가들과의 협력과 연락을 도맡고 전시과정을 순조롭게 이끌었으며, 한국관 재개관에는 해외 전시가 매우 어려운 국보 78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대여해 오는 특별한 역량을 발휘했다.
대충 쌓여 있던 라크마의 한국미술 소장품을 솎아내고 정리하여 많은 연구를 남긴 일도 큰 업적으로 꼽힌다. 그녀는 한국의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하여 라크마의 한국미술 소장품 전체 500여점을 국문과 영문으로 소개하는 책자출판의 준비를 도맡았고, ‘그림: 라크마 소장 한국 회화’라는 최초의 영문 웹 전시도 주관하였으며, 웹 전시에 소개된 35편의 에세이 중 18편을 저술하기도 했다.
그녀 자신은 한국기관들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 놓은 것을 가장 큰 업적으로 꼽는다. 한국의 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박물관, 고궁박물관, 국제교류재단 등과의 네트웍을 다져놓은 김 큐레이터는 앞으로도 라크마 한국관에 좋은 전시품의 대여 지원이 순조롭게 계속될 것으로 희망했다.
“라크마가 백화점이라면 아시안 미술관은 부틱 샵”이라고 설명한 김씨는 “아시안 미술관은 미술사학자들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고, 한국과 한국인의 입김도 센 곳이어서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녀는 또 “한국미술을 좋아하는 마이클 고반 관장으로부터 앞으로도 계속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고 잘 해나갈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하고 마무리 잘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한국관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씨는 서울대학교와 UC샌타바바라에서 19세기 한국과 중국미술을 전공하여 두 개의 석사학위를 받았고, 최근 UC샌타바바라에서 동양미술사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라크마 이전에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미술사를 가르쳤고 한국회화연구소의 상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정숙희 기자>
라크마 한국관 재개관을 이끌었던 김현정 큐레이터. 7월부터 아시안 미술관으로 떠난다.
미국 최대 동양미술관… 한국유물 800여점
▲아시안 아트 뮤지엄(AAM)은
서양 국가에서 동양 미술만을 다루는 가장 큰 규모의 미술관 중 하나로 6,000여년의 역사를 아우르는 1만7,000여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한국 유물 컬렉션도 해외에서 가장 포괄적으로 다양하며 기원 전 5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500년 역사에 걸친 조각, 도자, 회화, 직물, 금속공예품이 약 800여점에 이른다.
이 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고려시대 청자와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 토기는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관은 1991년 개관돼 백금자 박사가 2006년까지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09년 5월까지 권지연 박사가 그 뒤를 이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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