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서울 강남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여중생이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의 자녀인 이 학생이 어린 나이에 자살한 것은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
그녀의 유서로 그 의아함은 씻어졌지만 대신 그 유서의 내용이 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자살을 한 그 학생은 학년에서 줄 곧 1등을 하며, 글짓기 대회에서도 1등을 하고, 발레학원에서도 인기가 최고인 그야말로 자기가 다니는 학교의 ‘신데렐라’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렇게 항상 자기 학년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중대한 사건이 생기고 만다. 같은 학년에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한 여학생이 오고부터, 시험을 볼 때마다 1등자리를 뺏긴 것이다.
항상 1등을 하던 그녀가 2등으로 전락한 현실은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 변화요 충격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날을, 많은 사람들은 ‘무한 경쟁의 시대’라고 부른다. 학교이건 직장이든 사람들이 모인 곳엔 어디나 경쟁이 있고, 여기에 1등 지상주의라는 잘못된 경쟁심이,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어둡게 한다. 9년 전에는 미국의 한 유명한 여자 빙상 선수가 자기 남자 친구에게 자기 경쟁 상대의 다리를 공격케 해서 사회의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무한 경쟁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슬픔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사실 경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경쟁은 있어야 한다. 경쟁이 있기 때문에 사회는 발전하고 국가도 발전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자유시장주의’라는 경쟁으로 성장해 왔고, 정치나 스포츠도 경쟁으로 인해 발전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잘못된 경쟁은 1등 지상주의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1등 지상주의는 내가 이기기 위해 상대를 짓밟으려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나친 경쟁은 소중한 인간관계를 깨뜨리고, 서로를 미워하고 질투하게 하는 나쁜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기주의에 편승하다 보면, 우리 사회는 자칫 개인들의 승리만 추구하고 공동체는 생각지 않는 경쟁 지상주의가 판쳐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이처럼 잘못된 경쟁이 사회를 지배하고, 서로가 협력하여 공동의 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때, 우리는 성숙한 사회의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된다.
그렇다면 경쟁의 시대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선의의 경쟁이나 이상적인 경쟁이란 어떤 것일까? 그 답은 남과 경쟁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다. 타인은 의식하지 말고 자기 개발에 힘써 전보다 잘하라는 것이다. 남이야 어떻든 작년보다 더 잘 했으면 되고, 어제보다 오늘 더 잘 했으면 된다는 것이다. 남보다 잘 하려 하지 말고 전보다 잘하고, 타인과 경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과 경쟁하려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경쟁의 목표가 자기 자신만이 잘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가 잘 되기를 바랄 때 우리 사회는 성숙한 사회를 꿈 꿀 수 있다. 성숙한 사회란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 중에 공존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세희
Lee & Asso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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