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미국 최대 항공사로 군림하던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이 군소 항공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합병하거나 합병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내 3위 업체로 밀려날 운명인데다 늘어가는 비용과 경영능력 부재라는 비판 속에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경쟁사들에 밀리면서 곤경에 처한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이제 유에스 에어웨이와 합병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2년전 델타와 노스웨스트가 합병하기 전까지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합병으로 2위로 밀려나더니 이제는 유나이티드와 컨티넨탈 에어라인의 합병 발표로 조만간 3위로 처질 운명이다.
이런 합병 움직임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경영구조를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항공업계 애널리스트인 헌터 키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업계 선두에서 순항하고 있는데 더 큰 자본과 노선을 구비한 경쟁사들이 갑자기 앞질러 가버린 꼴"이라면서 "문제는 지금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가속을 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데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경영진은 현재 성급히 경영에 박차를 가하거나 경쟁사들이 하고 있는 합병 움직임을 무작정 따라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오히려 중소 항공사가 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제라드 아르피 아메리칸 에어라인 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부문도 다른 회사에 양도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수익이 나는 것을 추구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여러 지역에서 여타 항공사와 경쟁하기 보다는 댈러스와 시카고, LA, 마이애미, 뉴욕 등 미국내 5개 도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여러 곳에 분산해 영업을 하는 것보다 대도시에 집중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외 항공노선의 경우 제휴선인 원 월드에 의존하고 있다.
아르피 회장은 "우리의 전략은 물량 위주보다는 강력한 파트너를 통해 영업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현재 하루 28만6천명의 여객을 수송하며 8만7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역 항공사인 아메리칸 이글과 함께 하루 40개국 250여 도시에 3천400편의 항공편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항공업계는 각종 악재에 시달려왔다. 테러 공격을 받는가 하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항공여객의 급격한 감소를 맛봤다.
석유가격이 폭등해 배럴당 1달러가 오를 때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연간 연료비용은 7천만 달러가 상승한다.
이에 비해 항공요금은 저가요금을 내세우는 경쟁사들 때문에 많이 올리지 못해왔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겨우 3년만 흑자를 냈으며 100억 달러의 누적손실을 기록했다.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많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이나 회사 노조에서는 경영진이 너무 엄격하며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을 중단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회사 조종사 노조의 로이드 힐 위원장은 회사가 ‘지도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영진을 질타하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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