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하이네 문학상서 수필 해외동포ㆍ시 최우수상
송씨, “글 목마름으로 남은 생 살겠다”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지부(회장 김학인) 회원인 수필가 박유선씨와 시인 송명희씨가 ‘하인리히 하이네 문학상’공모전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상은 본국 문학잡지인 ‘문예춘추’가 자유와 진리를 추구한 혁명시인이자 서정시인인 독일의 하이네(1797~1856)를 기념해 매년 신인 및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뒤 2007년 수필집 ‘길 없는 길 위에서’를 낸 박씨는 이번 공모전에 ‘정원에서’와 ‘그 해 여름 이야기’를 출품해 ‘해외동포 문학상’을 받았다.
‘정원에서’는 이민생활 30년째인 그녀가 “자연과 인생, 그리고 삶은 결국 일치한다”는 삶의 사색과 성찰을 담담하게 그렸다. ‘그 해 여름 이야기’역시 사업상 한국에서 살다시피 한 남편 몫까지 챙기며 시애틀에서 3형제를 키워낸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2002년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균형감각을 상실하는 불치병을 얻은 뒤 각고의 노력 끝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박씨는 “나에겐 글을 쓰는 일이 하나의 치료제”라며 “이번 수상도 독자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는 글을 쓰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금 절인 매화’단 한 편으로 시조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송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구멍 숭숭 뚫린 모자란 글을 뽑아준 것은 잘 메꾸어 살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겸손해하지만 ‘최우수상’이라는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작품 수준을 가늠케 해준다. 시조가 가지고 있는 운율 때문에 읽어 내려가다 보면 경쾌하기도 하지만 내용 곳곳에 새겨져 있는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한숨이 서 말이라 새가슴 짓누르네’,‘산목숨 어디 가랴 허망한 생각말자’라고 썼듯 가슴 졸이면서, 더욱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가는 이민자 삶의 모습도 엿보인다.
제1회 시애틀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돼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송씨는 2008년 ‘한맥문학’ 신인상으로 한국문단에 정식 등단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글에 대한 갈증은 나를 더욱 채찍질 할 것이고, 그 목마름으로 남은 생을 살 것”이라고 수상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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