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속히 떠오르는 신흥 마켓 … “풍부한 과일 향” 내세워 적극 공략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이 트레이더 조에서 파는 저렴한 와인을 마시고 있는 시기에 순 시아오는 자신의 프라이빗 클럽에서 병단 150달러 하는 고급와인으로 친구들을 대접한다. 부동산 투자회사의 경영자인 순은 “나는 와인을 좋아한다. 풍미가 넘치는 와인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동안 옆에서는 전통적인 중국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그의 신호에 따라 비싼 와인을 서브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순은 “이런 분위기가 바로 인간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라고 말했다.
부유층 중심 와인소비 급증
연간 소비량 10억병 넘어서
아직은 프랑스 산 독주체제
외국산 와인에 대한 순의 찬사는 점점 더 많은 중국의 중산층 사이에 퍼져가고 있다. 이들은 저녁 식탁에서 중국의 전통주인 바이주나 맥주를 마시는 대신 프랑스 산 보르도나 나파 밸리 진판델을 찾는다. 이런 추세가 확산되면서 캘리포니아 와인업계는 기대감에 젖고 있다.
샹하이의 한 투지회사 중역이자 와인 애호가인 지미 예는 “점차 많은 중국인들이 건강을 생각해 바이주에서 포도주로 바꾸고 있다”고 들려준다. 비싼 와인, 예를 들어 병당 4,000달러 하는 샤또 페트러스 같은 와인을 비즈니스 계약 성사 후 따는 것은 그 관계의 진지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베이징의 프라이빗 클럽인 큉핑후이구안의 소유주 우 지아신은 강조한다. 이 클럽에서는 고급 프랑스 산 와인만을 내놓는다.
우는 “고급 와인은 당신이 관대하고 교양이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외국산 와인에 대한 열기는 동시에 “비싼 것이 최고의 것이라는 졸부들의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와인 수출업체인 ‘비아 퍼시피카 셀렉션’의 게일린 리처드슨 부사장은 “중국인들은 내게 어떤 와인이 가장 비싼가 묻는다. 내가 2,500위안, 즉 366달러 정도 하는 퀸테사가 가장 비싸다고 하면 그것은 별로 비싸지 않다고 말한다”고 들려준다. 이 회사는 북가주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룸을 본 따 약 2년 전 샹하이에 업소를 오픈한 나파 밸리 와인 패밀리의 일원인 데이빗 더커슨이 세웠다.
세인트 헬레나의 마켓 레스토랑의 와인 구매자였던 리처드슨은 캘리포니아 산 와인의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 뛰고 있는 선구자들 가운데 한명이다.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 와인은 지난해 16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상하이에 사무소를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차이나 와인 트레이딩’사의 크리스토퍼 베로스는 “와이너리들로부터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 재고가 쌓여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9명의 중국인 직원들과 정기적인 와인 시음 모임을 갖는다.
직원들에게 빈티지의 미묘함에 대해 교욱 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자신이 중국인들의 입맛에 대해 배우기 위한 이유도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 베로스는 중국인들이 레드 와인을 강하게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붉은 색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을 배웠다.
1,000개 이상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을 대표하는 트레이드 그룹인 샌프란시스코 소재 ‘와인 인스티튜트’에서 해외 부문을 담당하는 에릭 포프는 “중국 시장은 글자 그대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와인 생산에 의해 부분적으로 촉발된 중국의 와인 소비량은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 거의 두 배가 늘었다. 2008년 소비량은 9억병으로 중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와인 시장이라고 세계 최대 와인 및 주류 전시행사인 ‘비넥스포’사가 밝혔다. 앞으로 3년간 중국의 와인소비량은 32%나 늘어 12억6,000만병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넥스포’에 따르면 2008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와인 소비량은 전 세계 와인 소비의 6.6%를 차지했다. 또 2013년 까지 예측되는 증가율은 25%이상이 될 것이라 밝혔다. 중국은 전체 아시아 와인 시장에서 6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에 해당한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비국으로는 일본이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와인 판매고는 2004~2008년 동안 62.72% 증가하여 69억4,000만달러에 이르렀다. 2004년부터 2013년에 이르는 10년 동안에는 아시아 와인 판매고가 매년 11.5% 성장해2013년에는 2배의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시장인 미국은 중국보다 3배가량 더 많은 와인을 소비한다.
중국의 와인 시장은 양극화 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한 병에 몇 달러짜리 싸구려 와인을 찾거나 1,000달러가 넘는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마신다. 한 관계자는 “우리의 임무는 15달러에서 100달러까지의 중간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와인에 대해 중국은 50%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미국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캘리포니아 산 와인을 마셔야 한다.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다. 캘리포니아 산 와인은 중국내에서 어려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특히 프랑스 산 와인이 그렇다. 프랑스 산 와인은 수십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프랑스 와인이 다른 와인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 프랑스 와인이 캘리포니아 산 와인에 뒤졌던 1976년 파리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는 아예 무시한다.
캘리포니아 산 와인을 수입하는 신생회사인 AWA의 매니저 양광 진은 “중국에서 프랑스 와인은 항상 선두였다”고 말한다. 지난 2008년 프랑스 산 와인은 중국의 전체 수입 와인의 46%를 차지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산 와인의 점유율은 5%에 머물렀다.
‘와인 인스티튜트’는 신흥 부유층을 대상으로 캘리포니아 산 와인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와인 관계자들은 과일향이 강한 캘리포니아 와인은 다른 와인들보다 더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다고 강조한다.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는 13억 중국인들에게 아직 생소하다. 그러나 미국과 캘리포니아는 친숙하다.
성공적인 베이징의 사업가인 순은 “캘리포니아와인을 마셨을 때 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생산된 와인에서 더욱 숙성함을 맛볼 수 있다고 캘리포니아 와인 예찬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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