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가진 12일 엘리콧시티 소재 롯데플라자 앞 주차장은 붉은 물결이 흘러넘쳤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800여명의 한인들은 태극전사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으로 그리스의 골망을 흔들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예상을 뒤엎고 한국이 2-0, 완승을 거두자 한인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감격을 나눴다.
경기 시작 한 시간 반 전인 오전 6시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응원 인파는 곧 응원장소를 가득 메웠고, 스테파니 남양 등 4명의 올드밀 고교 치어리더들의 공연과 풍물패 한판(회장 박기웅)이 이끄는 응원연습으로 응원장은 일찍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공동응원을 주관한 메릴랜드한인회(회장 최광희)는 롯데플라자(대표 이승길)의 후원을 받아 참석자들에게 즉석 순두부 및 두유, 식수 등을 나눠줬고, 우리회(회장 김병돈) 등 함께 참여한 단체 회원들은 진행을 도왔다. 응원장 한켠에서는 미술전공학생들이 태극기와 축구공 등의 페이스페인팅을 그려줬다. 한인회가 판매한 응원티셔츠는 모두 동이 났다.
한인들은 경기 내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에 열을 올렸다. 특히 경기 초반 이정수가 첫 골을 터뜨리자 응원 열기는 금방 최고조로 치솟았고, 후반전 초반에 박지성이 다시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넣자 응원은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응원장은 청소년 및 청년들이 다수를 이뤘고, 가족 단위로 온 한인들도 많았다. 최근 자파타운고를 졸업했다는 미국인 라렌과 미사오양은 손수 만든 응원티셔츠를 입고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는 이들은 흰색 티셔츠에 한글로 대한민국과 화이팅을 쓰고, 태극기도 그려 넣었다.
경기 후 한인들은 주최측의 요청에 협조, 다 함께 응원장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된 모습도 보였다.
이와 달리 응원장 주변은 응원인파의 차량들이 무질서하게 주차, 경기 중 혼잡을 빚었다. 이로 인해 일부 인근 업소의 업주 및 이용객들은 주최측 및 질서 유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최광희 회장은 “동포들의 조국애를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활약상을 보면서 세대간 벽을 뛰어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인사회의 모든 단체들이 공동응원에 힘을 모아 더욱 보람이 있다”며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계속 공동응원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메릴랜드한인회는 17일(목) 오전 7시 30분 아르헨티나전, 22일(화) 오후 2시 30분 나이지리아전 등 나머지 한국팀 예선전은 서울플라자 연회장에서 공동응원을 실시한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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