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에 있는 킴칸 광산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나무와 자작나무 숲에 둘러싸인 1평방 마일의 진흙 밭이다. 시베리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곳은 운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 지질학자들은 바로 그 밑에 수억대의 자동차 생산에 충분한 철광이 묻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10년에 걸친 중러 국경 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리와 사업자들이 이곳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올해 중국 산업상업은행 관계자들은 헬기를 타고 불도저들이 흙을 걷어내는 것을 지켜본 후 광산 책임자인 빅터 리아보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광산 규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가 “이 광산철강 매장량이 10억 톤에 달한다”고 말하자 중국 관리들은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으니 서두르자”고 말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러 원자재 - 중 수요 맞아 떨어져
시베리아 국경 무역 활발해질듯
이 만남은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역 열풍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 회사들은 철강, 석탄, 목재 등 시베리아의 자원을 가지고 중국 시장의 채워지지 않는 수요를 충족시키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시베리아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석유도 점점 더 중요해지는 자원의 하나다. 자원이 부족한 중국으로서는 땅을 통해 들어오는 러시아의 금속과 석유는 배를 통해 들어오는 수입품의 다변화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경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작년 중국은 독일을 제치고 러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2009년 두 나라의 교역량은 395억 달러에 달한다.
작년 러시아의 극동 지역은 유일하게 투자가 늘어난 곳이다. 최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지역 안보 논의 모임인 상하이 협력 기구 회의차 우즈베키스탄 타시켄트에서 만난 것은 중-러 간의 상호의존도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런 일들이 과거 유형과 늪지대로 악명 높았던 시베리아와 만주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투자 은행 트로이카 디알로그의 투자 책임자인 킹스밀 본드는 “러시아와 중국은 환상의 커플”이라며 “러시아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자본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킴칸에 갔던 중국 대표단은 개발업자인 페트로파블로브스크 광산으로 하여금 굴착 작업을 할 수 있도록 4억 달러의 융자를 해주는 협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 킴칸과 그 북쪽에 있는 광산을 모두 개발하는 데는 100년이 걸릴 전망이다.
런던에 상장돼 있는 이 회사는 캐낸 광물을 기차로 직접 중국 공장에 수송할 예정이다. 이들 중국 공장들은 지금 브라질로부터 원광을 공급받고 있다. 광산 관계자들은 브라질보다 싸게 물건을 공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경 무역의 가장 큰 걸림돌이 가격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데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1969년 우수리 강에 있는 다만스키 섬에서 벌어진 중소간의 충돌로 야기된 양국 간의 불신을 지적한다. 이 분쟁에서 수세에 몰린 소련은 수십년간 국경 지역 개발을 동결한 바 있다.
당시 이곳 공산당 책임자이자 현 유대인 자치구 주지사인 알렉산드르 비니코프가 모스크바를 설득해 아무르 강을 건너는 페리 선착장 허가를 받아낸 것이 1987년이다. 그는 지금 아무르 강 최대 개발 사업인 네제닐리닌스코예 철교 건립의 강력한 지지자이다. 이 철교의 주 임무는 킴칸의 철광을 중국 공장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페트로파블로브스크 사와 두 정부 기구가 돈을 댈 예정인 이 철교는 과거의 냉랭했던 관계와 지금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는 바이칼 호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2,038마일에 달하는 중-러 국경 지역에서 유일하게 일년 내내 열려 있는 관문이 될 것이다. 일례로 1,969마일에 달하는 미-멕시코 국경에는 48개의 출입국 관문이 있다.
이보다 더 큰 국경 사업은 시베리아 석유 파이프라인이다. 타이가 숲을 뚫고 2012년까지 완공될 예정인 이 송유관이 완성되면 하루 100만 배럴의 석유를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때쯤이면 엑손 모빌과 셸이 사할린에서 개발 중인 유전을 포함 러시아 석유의 1/4이 아시아로 수출되게 된다.
송유관이 완성되면 하루 40만 배럴의 석유를 중국으로 나르느라 묶여 있던 기차 교량이 다른 물건을 나를 수 있게 된다. 이미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서 유럽까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 운송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지금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부터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중국이 2년내 러시아로부터 받게 된다면 이는 중동과 좁은 말라카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기름 수입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또 러시아 인들이 떠나 빈 땅이 된 광대한 극동 지역 농토를 임대한 후 중국 노동자들의 이주를 종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지금까지 85만 에이커를 임대했다.
아직 중국 경제가 성장하는 한, 그리고 이들의 가격이 맞는 한, 광물과 석유가 국경 무역의 주종을 이룰 것이다. 중국은 국경 지대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가격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자원은 많지만 세계 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국이 아니면 사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가 없다면 중국 북동 지역 공장들은 멀리서 원자재를 사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가격 분쟁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간 천연 개스 파이프라인 공사가 1년간 지연됐다. 철광을 놓고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만주의 철강 공장은 톤 당 17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킴칸 광산은 톤당 80달러에 원광을 생산할 수 있다. 러시아 철광회사의 엔지니어인 마틴 스미스는 “중국이 이 차액을 모두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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