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MIT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마켓에서 천연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 20%에 수십년 후 40%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증가는 연안 시추로 공급이 풍부해진 덕분에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석탄 사용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2050년까지 온실 개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80% 줄이기로 한 보다 강력한 규제가 시행될 경우 천연개스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석탄보다는 탄소 배출량이 적지만 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천연개스도 어느 정도 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석탄보다 탄소 배출량 적어
향후 소비 2배로 늘어날 전망


이번 보고서는 전 에너지 부차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 MIT 교수를 포함 14명의 에너지 전문가가 2년 동안 연구해 나온 것으로 과거 보고서들이 원자력이나 석탄에 초점을 맞춘 것과 대조적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에너지 수요와 정책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풍력 발전이 강조될 경우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석탄이 아니라 천연개스다. 천연개스의 탄소 배출량이 석탄보다 적기는 하지만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석탄이나 개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구 제조회사들은 이미 석탄에서 개스로의 이동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개스를 쓰는 것이 탄소나 머큐리 같은 공해 물질 규제 수준을 맞추기가 쉽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개스로 가는 차인 혼다 GX는 일반 차량보다 5,500달러가 더 드는데 유럽에서 사용되는 VW 파사트 TSI는 3,700달러밖에 더 들지 않는다. 개솔린 차를 개스 차로 바꾸는데도 유럽보다 미국은 돈이 더 든다.

마일리지가 많이 나가는 택시를 개스 차량으로 바꾸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일반 승용차보다는 버스나 소형 운송 차량이 오히려 더 개스를 사용하고 있다.

천연개스 차량은 개솔린 차량보다 탄소 배출량이 25% 정도 적기 때문에 전부 개스 차량으로 바꾼다 해도 차 한 대당 연 1톤 정도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깨끗한 하늘 재단’의 책임자인 그레고리 스테이플스은 “미국의 전력 시스템을 더 깨끗한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의 석유 재벌인 T 분 피킨스는 이 보고서가 너무 전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개스를 운송 수단 연료로 사용하는 것에는 충분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둘 다 하기에 충분한 양의 개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연개스는 가격 등락 폭이 심하기 때문에 전기회사들이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천연개스 부존량이 많기 때문에 사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천연개스량은 현재 소비를 감안할 때 15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 내에서만 개발 가능한 천연개스는 작년 총 소비량의 92배에 달한다.

미국 내 개스 공급에 희망을 주는 것은 연안 시추 개발 기술이 크게 향상된 점이다. 연안 시추는 바위를 부숴야 하는데 이는 환경 보호 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왔다.

천연개스도 석유와 마찬가지로 중동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다. 채취된 개스는 액화된 상태로 탱크에 넣어져 운반되는데 이를 운반하는 기술은 개선됐지만 중동에서 미국까지 거리가 먼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