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시위대 약탈..한인들 "피해 커질까 걱정"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에서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 전직 경관에 대해 8일 ‘과실치사’ 유죄 평결이 나온 뒤 오클랜드 도심에서 약탈과 폭력시위가 벌어지는 등 지난해 사건 직후의 ‘인종 갈등’ 폭력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결이 나온 이날 오후 오클랜드 도심 거리인 `브로드웨이’ 등지에선 흑인 청년 등 시민 수천명이 모여 백인 전직 경관 요하네스 메설리(28)에게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죄를 적용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어두워진 뒤 신발 가게인 ‘풋라커’를 약탈하고 경찰에 병과 집기, 폭죽 등을 던지며 폭력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현지언론들은 도심에 주차돼 있던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차량 1대의 창문이 시위대에 의해 박살 났다고 보도했다.
도심 건물 창문 곳곳에는 페인트로 이번 평결을 비난하는 욕설이 쓰인 것으로 방송들은 전했다.
오클랜드 도심 상가는 오후 들어 대부분 철시했고 음식점들은 일찍 문을 닫았다. 지난해의 폭력 사태가 재연될 것을 우려한 상인들은 일찍 철시하면서 창문에 판자를 대 놓기도 했다.
경찰력이 집중 배치된 도심 거리는 차량 통행이 끊겼고 인적은 드물어 도심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경찰은 진압봉과 최루가스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채 거리를 차단하고 시위대에 대한 강제 해산 작전에 나섰으며 도심 전체를 장악,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현지 방송들은 평결 직후부터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오클랜드 시내 집회 상황과 거리 모습 등을 생중계했다.
현지 한인사회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클랜드 도심의 한인 상점인 ‘코리아나 플라자’ 등은 이날 오후 일찍 문을 닫은 것으로 안다고 현지 한인들이 전했다.
오클랜드 한인 식당인 `오가네 갈비’ 직원 션 정(30)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사건 당시 시위대가 주로 밤에 몰려다니며 차량들을 마구 부수고 주택 창문을 박살 내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오클랜드의 시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교민들의 신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홍주 영사는 "오클랜드 한인 상가 등에 대한 현장 방문에 나설 예정이며 밤새 폭력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사건 당시 흑인 청년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주로 밤에 상점들에 불을 지르고 상가 창문과 주차된 차량을 부수는 등 폭력 사태를 주도해 오클랜드 시내가 한때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당시 도심 인근에 위치한 한인 상가 2곳도 피해를 봤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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