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명예수당 9만원・・・담배 2보루 값
▶ 다른 유공자와 형평성 논란 끊이지 않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으면 저런 훈장을 받았을까...”
6.25 전쟁에서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서울에 사는 참전용사 최득수(83)씨는 몇 년전 한 행사장에서 이런 말을 수군거리는 젊은이를 보고 그 뒤로는 훈장을 달고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건은 한국의 젊은 세대의 왜곡된 국가안보의식과 우리가 6.25 참전용사를 어떻게 예우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습이다.
6.25 참전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달 받는 참전명예수당 9만원은 미국에서 담배 2보루 값에 불과합니다.” 코펠에 사는 달라스 참전용사 K(84)씨는 백척간두에 선 국가를 목숨 걸고 지켜낸 처우치고는 너무도 부끄러운 액수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번에 북한이 저지른 ‘천암함 폭침사건’이 있었지만 희생된 장병에게 3억이니 5억이니 하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독립유공자나 파월장병, 민주화를 위해 힘쓴 분들 모두 같은 유공자지만 너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지난 10일 달라스 6.25참전 유공자(회장 김연철) 사무실에서 열린 7월 월례회에서 참석자들은 이런 불편한 심기를 어렵사리 드러냈다.
또한 지난 6월 본국에서 열린 6.25 기념행사에 달라스 대표로 초청받아 다녀온 백용문(79)씨는 본국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의 한결같은 불만도 이같은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그들이 매달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참전명예수당 9만원이 전부다. 무공수훈자는 무공명예수당으로 14만원을 받지만 그럴 경우 참전명예수당은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다.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7월, 국회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 관련자 1,208명에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지급하고 사면・복권을 포함 모든 불이익을 보상해주는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이날 월례회에서 쏟아져 나온 참전용사들의 발언에서 그들이 60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왔던 설움과 절망이 묻어났다.
한국남자의 10분의 1인 130만명이 참전해 62만 1,479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한 6.25 한국전쟁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올 5월말 현재 생존해 있는 6.25 참전용사는 23만 5,379명이며 이는 지난해보다 1만 3,000여명이 줄어든 숫자다.
생존해 있는 그들에게 한 달에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 1조 4,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정도의 예산규모는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이 됐다는 것이 참전 용사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참전 유공자들의 나이가 80을 넘고 건강이 빠르게 쇄약해지는 연령대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생존인원수는 급속히 줄어갈 것이다.
나라가 있었기에 경제도 발전했고 민주화도 이뤘으며 G-20라는 선진국대열 진입도 가능했다.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해준 그들을 합당하게 대우해 주지 않으면 누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있을까.
‘6.25 참전 국가유공자 처우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명제는 달라스를 포함 전 미주 한인커뮤니티의 공통된 주장이다.
<박명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