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의 파산 후 이름만 바꿔 또 영업
▶ “한인 피해 연 1천만달러”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남성 의류를 생산하던 한인 운영 T업체. 이 업체는 2년 전 갑자기 업소 문을 닫고 부도를 내는 바람에 당시 거래 봉제공장들과 원단 업체들이 수십만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 업주는 올 초부터 다시 자바시장에서 버젓이 또 다른 의류업체 영업에 들어갔다. 알고 보니 업체의 명의를 친척 앞으로 해놓고 운영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한인 의류 소매업체인 Q업체 업주도 7년전 파산 신청으로 수만달러의 미수금 피해를 입혔다가 최근 새로운 상호명으로 자바시장에 나타나 의류 주문에 나서 다른 한인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자바시장에서 일부 한인 업체들이 고의로 부도를 내거나 파산을 하고 문을 닫았다가 이름만 바꿔 영업을 재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바시장에서 고의적인 파산보호신청이나 상호명 변경으로 하청업체가 입은 연중 피해액이 1,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한인의류협회(회장 케니 박)에 접수된 미수금 문제만도 10여
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케니 박 회장은 “도매업체는 20~30곳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받고 사업이 안 되면 회사명을 변경하는데 결국 봉제나 원단업체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끼친다”며 “이들이 자바시장에 재등장해 버젓이 영업을 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의류업체 100여곳과 거래 중인 한 전자상거래업체 임원은 “문제를 일으키고 잠적한 이들이 1년 정도 지나면 새 상호명으로 연락을 취해 온다”며 “현장을 다니는 영업사원들도 어리둥절해 한다”고 말했다.
일부 봉제업체들도 노동법 단속과 연방국세청(IRS) 단속을 피하기 위해 3년 주기로 상호명과 사업자 명의를 바꾸고 있다. 단속에 걸릴 경우 보통 3년 내외의 종업원 급여명세서, 타임카드, 세금내역 등 증명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주한인봉제협회 김성기 회장은 “봉제업체 30~40%가 단속이 두려워 주기적으로 상호명과 사업자 명의를 바꾼다”며 “그러나 단속이 심해지고 있어 남의 이름을 빌리는 것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적법하게 사업체를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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