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올 걸 그랬어
흔들리거나 흔들리지 않는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산으로 열린 시간들이 보이지 않는가
살아온 날들이야 그렇다 치고
살아가야 할 날들은 얼마만큼의 무게로
내 어깨를 짓누르는지
몸도 조금 비워두고 올 걸 그랬어
휘청이며 비틀거리는 길 위의 날들
돌고 돌아도 눈물 아닌 곳 없고
피고 지는 꽃들
그리움으로만 내려앉나니
한 걸음 걷고 한 호흡 쉬곤 했지
몸도 마음도 놓아주면 될 걸
지천명의 강을 건너가네
윤석홍 (1956 - )
경주에 가면 신라천년을 품고 있는 남산이 있다. 그리고 이 산에 보름달이 뜨면 산행을 하는 늑대산악회라는 모임이 있다. 장애를 겪는 청소년들과 짝을 이뤄 산길을 오르는, 이 산악회의 낮 산행에 동참했었다. 이날 참석한 신영철 산악인은 “내 생애 가장 높은 산에 올랐다“며 산행의 새로운 의미를 한 수 깨우쳤다는 말을 암시적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남산이 들려준 깨달음을 80개 골짜기의 이름에 붙여 시를 쓴 윤석홍 시인도 늑대 회원이다. 남산은 마음과 몸을 조금씩 내려놓고 오지 않으면 어깨를 짓누른다고 한다. 인생처럼.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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