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팩 익스프레스’ US오픈 우승직전 멈춰
최강 전설 밥-마이크 브라이언 형제에 석패
역사적인 ‘인도-팩 익스프레스’의 US오픈 정상도전은 테니스 복식 역사상 최다우승 전설을 쌓아가고 있는 브라이언 형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평화의 메시지는 지구촌 전체에 우렁찬 메아리로 울려 퍼졌다.
10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서 벌어진 US오픈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밥 브라이언과 마이크 브라이언 형제는 커리어 3번째이자 통산 9번째 그랜드슬램 복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통산 65번째 투어 복식 타이틀을 차지한 이들 형제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최다우승 기록을 하나 더 연장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브라이언 형제가 아니라 준우승을 차지한 인도의 로한 보파니와 파키스탄의 아이삼-울-학-쿠레쉬 팀이었다. 지난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3차례나 전쟁을 치렀고 서로 핵무기 개발경쟁까지 펼치고 있을 만큼 철저한 앙숙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 선수가 한 팀으로 나서 US오픈 결승까지 오른 것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들을 ‘인도-팩 익스프레스’라고 부르는 이들은 이날 탑시드 브라이언 형제와 두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6-7, 6-7로 아깝깨 분패해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들이 외친 메시지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넘어 전 세계로 울려 퍼지기에 충분히 우렁찬 것이었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쿠레쉬는 "파키스탄이 테러국가라는 나쁜 인상이 있다"면서 "하지만 윌도 우호적이고 사랑이 많은 사람들이다. 우리도 당신들만큼 평화를 사랑한다. 신이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길 원한다"고 말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파키스탄의 압둘러 하룬 UN대사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스포츠는 모든 것을 향상시킨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 사건에 기뻐했다. 엄청난 붐을 만들어낸 일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인도의 하르딥 푸리 UN대사 역시 "그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한 팀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중요한 것은 두 국가의 관계가 소수 사람들의 행동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 그들은 함께 일상생활에서 화목하며 지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왼쪽부터)준우승을 차지한 파키스탄의 아이삼-울-학-쿠레쉬와 인도의 로한 보파타, 우승한 밥 브라이언과 마이크 브라이언 형제가 각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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