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UN 건물 총격 사건 김상후씨 근황
▶ 2004년 출소후 주유소서 근무, 26일 워싱턴DC서 시위하기도
김상후 씨
지난 2002년 10월 3일, 뉴욕의 UN 건물에서는 7발의 총성이 울려퍼졌다. 바로 시카고 한인 김상후(65, 영어명 스티브 김)씨가 ‘북한 인권 및 남북통일, 김정일 독재정권의 폐해’ 등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빌딩 로비에서 천정을 향해 쏘아올린 총탄이었다.
이 중 3발은 김정일의 독재정권을 향해, 2발은 각각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데 책임이 있다’고 느낀 UN과 한국정부를 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이후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뉴저지주에 소재한 포트 익스 교도소에서 22개월을 복역한 후 지난 2004년 8월 출소, 시카고로 다시 돌아왔다.
그로부터 6년하고도 2개월, 김씨는 현재 스코키에 위치한 모 주유소에서 근무하며 성실하게 살고 있다. 사건이 발생전 데스 플레인스에 살며 팰러타인 소재 600 중앙우체국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출소후에도 딱히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우선 방을 구한 후 일단 잡화를 취급하는 모 도매업체에 취직, 잠시 근무하다 지금의 주유소로 옮겨 하루 8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출소후 생계를 해결해야 했기에 2005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년 5개월여 동안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밤 근무를 했다. 휴일, 휴가 없이 그야말로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좀 힘이 들어 근무시간을 오후대로 바꾸었으며 일주일에 38시간 정도만 일을 하고 있다”는 말로 근황을 전했다.
현재 룸메이트와 함께 나일스에 살고 있는 김씨는 부양가족이 없기에 딱히 경제적인 어려움은 느끼지 않는다. 골프라든지, 친목 모임 등 사교적인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아 휴대폰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때문에 평소 그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남북문제라든지 통일, 한국과 미국의 정치 개혁, 교육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 해결책을 강구해 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많은 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한국정부 및 국민들에게 전할 통일방안, 교육개혁 방안, 정부 구조조정 방안 등을 연구, 최근 책 한권 정도의 분량으로 그 내용을 완성했다. 김씨는 “특히 한국 정부가 뚜렷하고 명확한 통일 방안이 없다는 것이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제가 봤을 때 한국정부의 대북 및 통일 정책은 현재 30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통일을 어떤 식으로 이루겠다’는 부분에 대해선 전혀 아이디어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제시하는 통일 방안은 이렇습니다. 먼저 ‘인수 통일’로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고위층 100명에게 최고의 명예와 부를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당연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김정일 이하 주요 간부들을 실질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무력 통일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방법이 안 된다면 결국 무력으로 통일을 하는 수밖에 없지요. 김정일 집단을 저대로 놔두었다간 죄 없는 북한 주민들만 더욱 고생을 하게 될 테니까요.”
한국의 교육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씨는 “한국은 특히 교육 개혁이 시급한 국가다. 예를 들어 대학 입학시 학생들의 수능시험 성적이 최우선 기준이 되는데 이 보다는 학교 성적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이와 함께 각 학교의 학생 숫자를 고려한 등위 평가, 한 학생이 특별히 훌륭한 성적을 나타내는 과목 등 여러 조건이 선발을 위한 기준이 돼야 한다”며 “나는 이미 수학적으로도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공식을 마무리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틈이 나면 미국의 정치, 경제, 교육, 사회적 개혁과 변화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미국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현재 중국에서 밀리며 세계 1위의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변화 속 개혁’(Revolution over Obama’s Change)이란 제목으로 연구를 한 번 해봤습니다. 한 가지를 예를 들자면 미국의 정부 구조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은 대통령을 비롯 각 주를 대표하는 주지사를 선출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고위공직자들이 있는데 굳이 연방상·하원 등과 같은 입법기구를 따로 운영하면서 불필요하게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보단 대통령을 위시한 공직자들과 국민들 스스로가 투표를 통해 법을 제정하고 바꾸는 정치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7일 자비를 들여 위 내용을 뉴욕 타임스에 광고로 게재하기도 했으며, 지난 26일엔 워싱턴 DC를 방문, 백악관 인근에서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몸에 두르고 택시위에서 시위를 벌이다 체포, 오는 11월 중순에 다시 워싱턴 DC로 가 그곳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김씨는 “아마도 벌금 2천달러 또는 6개월 형 정도가 내려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변화와 개혁을 위한 나의 신념을 보이는 행위를 했을 뿐이기 때문에 다시금 유치장으로 가는 것이 결코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씨가 남북문제, 한반도 통일, 김정일 정권 축출, 한미양국의 정책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변화를 부르짖고, 다소 무리한 방법으로 공공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바로 ‘행동하는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인생철학 때문이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양심,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로 실천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행동하지 않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다”라며 “수도군단사령부 정보장교 시절 유신타파 운동을 벌이다 구속, 강제 예편했던 나의 전력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나는 행동하는 정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의 인생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시작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그동안 한국 및 미국의 정치, 교육개혁, 남북통일 등에 대해 내가 연구하고 정리한 내용들을 CD 혹은 이메일 등을 통해 한국은 물론 미국민들에게도 배포하고 홍보할 것”이라며 “‘행동하는 정의’를 지향하는 나의 꿈과 목표가 성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후씨는 지난 1945년 1월 13일생으로 1968년 육군사관학교(24기)를 졸업했으며 1980년 수도군단사령부 정보장교(소령)를 끝으로 예편한 후 1982년 시카고로 이주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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