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최나연(오른쪽)의 표정에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는 기쁨과 함께 어려움을 함께 했던 친구 김송희(왼쪽)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하고 있었다.

친구 제치고 하나은행 챔피언십 2연패
LPGA투어 시즌 상금랭킹 1위 도약


최나연(23)이 한국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SK텔레콤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자 최나연은 3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3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최나연은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던 한국계 비키 허스트(미국·8언더파 208타)와 전날 선두였던 김송희(22·7언더파 209타)를 각각 2위와 3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다시 승수를 추가한 최나연은 상금 27만달러를 받아 신지애(22)를 따돌리고 시즌 상금랭킹 1위(174만2,000달러)로 올라섰다. 또 최나연은 올 시즌 한국여자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LPGA투어에서 2승을 달성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절친한 친구 김송희에 1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최나연은 4번홀(파4)과 8번홀(파3)에서 10피트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을 집어넣으며 차분하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김송희는 8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적어내며 최나연에 2타차로 앞서 200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뒤 88개 대회 만에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김송희는 9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잘 넘기지 못해 1타를 잃더니 10번홀(파4)과 12(파3), 13번홀(파5)에서 잇따라 보기를 저질렀다.

김송희가 크게 흔들리는 사이 최나연은 10번홀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2번홀(파3)에서 9피트짜리 파퍼트를 놓쳐 1타를 잃었던 최나연은 13번홀에서 바로 버디로 만회하며 타수차를 다시 벌려 나갔다.

최나연은 16번홀(파4)에서 스리펏으로 1타를 잃었지만 김송희도 함께 보기를 적어냈고 2타차로 따라 붙었던 허스트도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나연은 “친한 친구인 (김)송희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 생각만 했다면 오늘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도중 힘내라며 김송희에게 빵을 건네주기도 했다는 최나연은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이 가까워진 것 같다”며 “남아 있는 3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신지애는 합계 6언더파 210타를 적어내 폴라 크리머(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고 미셸 위(21)는 3언더파 213타를 쳐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