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람 임매뉴얼, 55%(32만여표) 득표로 시장선거 압승
람 임매뉴얼 후보가 22일 밤 당선이 확정된 후 승리연설을 하면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임매뉴얼(51)이 22일 실시된 시카고 시장선거에서 압승했다.
지역 언론 보도와 시카고시 선관위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현재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임매뉴얼 후보가 총 32만2,120표를 획득, 5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차기 시카고 시장에 당선됐다.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 미만일 경우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하지만 임매뉴얼은 24%의 득표율(13만9,716표)을 얻는데 그친 2위 게리 치코 후보를 31% 포인트 차로 크게 따돌렸다. 다른 후보 가운데 미겔 델 바이에는 5만4,110표(9.3%), 캐럴 모슬리 브런은 5만2,280표(9%), 패트리샤 왓킨스 9,573표(1.6%), 윌리암 월스는 5,272표(0.9%)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시카고 유권자 투표율은 40%로 추산됐다.
임매뉴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금모금 능력과 압도적인 여론 지지율을 기반으로 ‘강력한 통치력을 지닌 시장에 익숙한’ 정치문화를 가진 시카고에서 시장직에 오르게 됐다. 시카고에서 유대인이 시카고 시장직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매뉴얼은 오는 5월 16일 취임식을 갖고 시카고 시장 임무 수행에 들어간다. 임매뉴얼은 이날 밤 승리연설을 통해 “할아버지가 정착한 1910년대부터 시카고시는 위대한 도시였으며 나 자신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 5개월동안 많은 분들이 나를 위해서가 아닌 시카고시를 위해 도움을 주었다. 나는 앞으로 ‘원 시티 원 퓨처’(One City One Future)라는 명제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많은 도전과 난관을 극복해 시카고를 위대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 리차드 M. 데일리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자금모금책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진 임매뉴얼은 데일리 시장이 7선 불출마를 선언한지 한달 만인 지난해 10월 백악관 비서실장직을 사임하고 시카고로 복귀, 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나 임매뉴얼의 시카고 시장 도전기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임매뉴얼은 최근 2년간 워싱턴 D.C.에 체류한 사실이 출마자 거주 요건에 어긋난다는 소송을 당해 2심에서 패소하고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가 조기투표 시작을 목전에 두고 주대법원으로부터 자격을 회복했다. 선거 막판에는 백인 노동자 계층이 중심이 된 거대 노조 지도부로부터 반유대주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인종대결 구도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으나 임매뉴얼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프리미엄과 흑인사회에 신뢰가 높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에 힘입어 이를 극복했다. 임매뉴얼은 1992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재정담당으로 활약,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고 이후 클린턴 행정부에서 5년간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냈다. 2002년 시카고시 북부를 지역구로 하는 일리노이 연방하원 선거에 첫 출마한 임매뉴얼은 2008년까지 3선을 연임했다. 임매뉴얼은 당시 시카고를 기반으로 일리노이 주상원 및 연방상원의원을 지낸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임매뉴얼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8 대선에서 승리한 후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에 선임돼 오바마 행정부 초기 정책 결정을 이끌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데일리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임매뉴얼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임매뉴얼에 대한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달 임매뉴얼 경쟁 후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카고를 방문, 임매뉴얼 지원 유세를 강행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22년간 시카고 시장을 역임한 데일리를 대체할 인물을 선출한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윌리엄 데일리(62) 백악관 비서실장의 친형인 데일리 시장은 지난 1989년 시카고 시장에 당선된 후 6선을 연임했고 이들 형제의 아버지인 리처드 J. 데일리도 지난 1955년부터 1976년까지 22년간 시카고 시장을 역임했다. 이로써 임매뉴얼과 데일리 형제는 백악관 비서실장직과 시카고 시장직을 서로 맞바꾼 셈이 됐다.
한편 한인밀집지역 시의원 선거에서는 33지구 리차드 멜, 40지구 패트릭 오코너는 무투표 당선됐고 39지구에서는 마가렛 로리노 현 시의원이 76%의 득표율로 낙승했다. 시서기관 선거에서는 수재너 멘도자가 60% 지지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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