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정부 포탄 파편맞아
▶ “조기 퇴진하나”긴박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대통령궁을 겨냥한 반정부 부족의 포격으로 부상한 뒤, 치료를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로 향하면서 예멘 사태가 반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3일 하시드 부족이 대통령궁에 포격을 가했을 당시 파편 등에 맞아 찰과상과 화상 등을 입었다.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BBC방송은 살레 측근의 말을 인용, 살레 대통령이 심장 아래에 7.6cm 포탄 파편을 맞았으며, 가슴과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살레 대통령은 결국 치료를 위해 5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공군기지에 도착했으며, 또 다른 비행기에는 함께 부상당한 관료들, 그리고 가족 등 35명이 타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많은 전문가는 국내외에서 강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살레가 가족들과 함께 외국으로 향한 점을 감안할 때 그가 더는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예멘 총리와 부총리 2명, 상ㆍ하원 의장 등 권력 핵심 지도부도 살레와 함께 사우디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레 대통령의 조기 퇴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치학 교수인 압델칼레크 압달라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예멘에서) 긴장이 더해가고 있고 사람들은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에 건강을 구실로 떠난 것은 아마도 최고의 출구전략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지난 2월 이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넉 달째 지속하며 사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권력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 왔다.
2013년 임기 만료 예정인 그는 사후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조기 퇴진하는 내용의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구실을 만들며 정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집권당은 물론 군 내부에서조차 이탈 세력이 확산하고, 수도 한복판의 대통령궁까지 부족의 포격에 노출되자 살레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권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예멘 남부 아덴과 타이즈 지역에서는 군 병력이 주요 검문소에서 철수하는 등 살레의 사우디행 이후 이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는 우선 살레 대통령의 부재에 따라 아브드-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살레 대통령의 아들이자 예멘 최정예 군 조직인 공화국수비대를 이끌고 있는 아흐메드가 야권에 뚜렷한 인물이 없는 틈을 타 권력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나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알리 세이프 하산은 “권력 공백에 따른 혼란이 지속될 경우 살레의 아들과 조카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하시드 부족과 직접적인 전투를 개시할 수 있다”며 “이는 곧 전쟁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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