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200억 전비 여론 악화에
점진 철수 군지도부 주장 안먹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지난 2009년 12월 추가 파병했던 3만여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 철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속 과감한 철군 계획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미군의 단계적 철군 계획을 밝히고 있다. (AP)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1만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하고, 2009년 12월 증파된 3만여명중 나머지 2만명은 내년 여름까지 철수완료하기로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철군 규모와 속도는 아프간 철군 개시 규모를 최소화하고, 3,000∼5,000명이 넘지 않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군 지휘부의 건의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신속 과감한 결정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는 무차별적으로 쏟아 부어야 하는 막대한 전비,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재정적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여론의 악화 등 내년 대통령선거 등 국내 정치적 판단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다시말해 국내의 정치·경제적 압박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
특히 지난 5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도 철군 규모 결정 과정에서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
펜타곤과 군 사령관들은 급격히 철군을 전개할 경우 전황이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철군’을 주장해 왔으나 국내 정치여론을 중시하는 백악관 참모들은 빈 라덴도 사살됐고 아프간전도 유리한 상황으로 반전된 만큼 철군 규모도 커야 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에 대해 연구중이나 지금 그의 지지자들이나 비판자들은 모두 그동안 미국이 자국 경제를 희생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입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올해에만 1,200억 달러를 아프간 전쟁에 썼으나 이 나라 상황은 아직 미군이 마음 놓고 철수하기에는 매우 불안정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군사개입에 찬성하는 경향인 공화당내에서도 티파티 계열의 정치인들은 재정문제를 이유로 과감한 철군 주장 대열에 가세해 민주·공화 양당을 넘어 철군론자들이 초당적으로 포진하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내년 여름까지 3만명의 미군이 아프간을 떠나더라도 여전히 6만8,000명의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하며 아프간전 임무를 수행한다.
전투병력의 완전한 철군 시점은 오는 2014년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 때까지 아프간 군·경에 치안권한을 이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예상보다 과감한 아프간 철군 결정을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이 기존의 대규모 병력을 바탕으로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정면공격하는 `대 게릴라전략’(counterinsur gency)에서 무인정찰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테러세력 기지를 정밀타격하는 ‘대테러전략’(counterterrorism)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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