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현재 한국에서는 재보궐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각종 한국 언론에서는 현재 투표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고, 페이스북에도 한국에 사는 친구들의 방금 투표 하고 왔다는 글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선거철마다 항상 저조한 투표율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곤 했는데 다행이 이번 서울 시장 투표율은 오후 3시 기준 32.2%로 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들의 사회 참여의식이 조금 성장한 것 일까.
나도 만 20살, 현재 한국에 있었다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이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관계로 인터넷을 통해 진행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렇게 투표를 할래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투표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커진다. 마치 공원 바로 옆에 살 때는 공원에 일년에 한번도 잘 안 가보면서 멀리 이사 오면 자꾸 가보고 싶은 것처럼.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면 종종 이 곳 학생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의식에 놀랄 때가 많다. 특히 내가 다니는 UC 버클리는 주립대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지난 몇 년간 주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대학교 예산이 삭감되고 대학 등록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시위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런데 시위에 참여했던 작년 룸메이트의 말에 따르면 수많은 시위 참가자들 중 한국인은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고 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렇게 자주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하는 학생들을 보며 “아니 외국인인 우리는 캘리포니아 거주자들인 저들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등록금을 내는데도 이렇게 가만히 있는데 왜 저들은 맨날 등록금 내려달라고 아우성이지”라고 하는 한국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등록금을 훨씬 많이 내는 우리 외국인 학생들이 더 열심히 시위에 참가해야 하는데 말이다. 나 또한 “백날 시위 해 봤자 등록금이 내려가기는커녕 매 학기 오르기만 하는데 저렇게 시위할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겠다”며 도서관으로 향하고는 했는데, 이렇게 사회 문제,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문제에 그 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세계 여러 나라가 하루아침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지 않은 것처럼 지금 당장 우리가 하는 시위가 현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지라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모이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좀더 내 주위 상황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겠다.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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