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he stoning of Soraya M’이란 영화를 보았다. 이란 시골마을 한 여인에게 일어난 실화가 바탕이 됐다. 젊은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부인을 무일푼으로 내쫓고 싶었던 남편은 그의 아내 소라야에게 다른 남자와 부정을 저지렀다는 누명을 씌운다. 남편의 말 한마디에 졸지에 죄인이 된 그녀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길이 막막했다.
이슬람 법에서 여자는 본인 스스로 무죄를 증명하지 못하면 유죄가 되는 것이고 남자는 유죄가 증명되지 못하면 무조건 무죄이다. 그러나 소라야는 자신의 죄없음을 증명해 줄 그 누구도 찾지 못한다.
소라야의 남편은 두명의 가짜 증인을 내세워 소라야를 구석으로 내몰고 그녀는 결국 마을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돌맞아 죽는 형벌에 처해진다.
누구보다 소라야를 잘 아는 그녀의 이모는 소라야에게 도망가라 하지만 그녀는 도망가지 않는다. 남겨질 두 딸들을 위해서이다. 남자들의 손에 이끌려 마을광장에 온 소라야는 자신을 사지로 내몬 그들을 쳐다본다. 죄가 없으나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여인의 취급을 받으며 아버지에 의해, 남편에 의해 그리고 아들들에 의해 그녀는 처참히 목숨을 잃는다. 그곳에 모인 남자들은 모두 "신의 이름으로 정의를 구현했다"며 소리 높여 외친다.
이 마을을 우연히 지나던 신문기자는 소라야 이모의 증언이 담긴 테이프를 들고 무사히 마을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이모는 테이프를 갖고 떠나는 기자를 제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달려오는 마을 남자들을 향해 외친다. "신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심판하노라!"고
분명 같은 신인데 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의 모습은 정말 다른 것일까?
소라야의 이야기는 1990년 소설로 발간된 후 서방세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이란 정부는 그녀의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오늘도 어디선가 소라야와 같은 여인이 종교와 제도의 굴레에서 고통받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해온다.
(주부)
==============================================================
류미씨는 이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부에 살다 최근 산라몬으로 이사했다. 산라몬 게일렌치 중학교 한인 학부모 대표로서 ‘산라몬 한사모’의 ‘산라본밸리교육구 중교 2곳에 한국어 정규반 개설’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