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자신들의 조국인 일본에 대항해 싸운 일본계미국인 재향군인들이 최근 미 의회 영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등 이들이 미국을 위해 세운 공로가 재조명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와이대 최영호(사진) 교수가 2차대전 당시 미군에 포로가 된 한국인들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본보는 최 교수의 논문을 발췌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최 교수는 ‘2차 세계대전 한국인 전쟁포로와 미 해군이 납치한 3명의 한국인 어부 사건’이란 주제의 논문을 통해 “지금까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서부지역 전반에 걸쳐 연방정부가 단행한 일본계 미국인들의 강제 수용조치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오아후섬의 강제수용시설에 구금됐던 한국인 전쟁포로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1943년 와이파후의 호노울리울리 협곡의 160여 에이커 부지에 세워진 전쟁포로 및 일본계 미국인들을 집단수용하기 위한 캠프에는 각 태평양 도서지역에서 포로로 잡혀 온 한국인들도 섞여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들이 언제 처음 하와이의 수용소에 구금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자료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43년 당시 호노울리울리 강제수용소의 미군 카운슬러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길버트 제도에서 실시된 군사작전에서 포로로 잡은 비 전투원으로 참전한 한국인들을 위한 공간을 일본인들과는 별도로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첨부되어 있던 점을 감안했을 경우 이때부터 한국인들이 수용소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1943년 11월 진행된 길버트 제도의 군사작전은 마킨 환초(Makin Atoll)에 첫 공격이 개시됐고 이 곳에서 35명이, 그리고 작전이 완료된 후에는 총 105명의 한국인이 포로로 잡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전투요원은 단 1명뿐이었고 나머지는 군사훈련은 받지 않은 채 단지 노무자로 끌려온 이들로 밝혀졌다.
길버트 제도 작전 이후 미군은 1,200명의 한국인 노무자들을 포함한 약 4,700여명의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던 타라와 환초로 이동했고 여기서 한국인과 일본인을 합한 사상자는 4,713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라와 전투에서 살아남은 일본군은 장교 1명과 사병 16명, 그리고 129명의 한국인들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마킨 환초에서 생포한 104명과 타라와의 129명을 합한 비교적 많은 숫자의 한인 포로들이 하와이의 강제수용소로 이송돼 왔고 이에 한국인들을 별도로 수용할 필요를 군 당국은 제기하게 됐다는 것.
1910년 일본제국에 의해 강제 합방된 이후 수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들이 전장으로 끌려갔고 특히 1941년의 진주만 공습에도 상당수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군사훈련을 받지 않은 민간인 노동자로 분류돼 있었다고 한다.
특히 가장 치열했던 1944년 사이판 전투의 결과로 300-400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호노울리울리 캠프에 수용됐었고 한인 2세로 군 당국의 요청으로 포로들의 통역을 맡았던 전영택씨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이들 상당수는 미군의 공격이 아닌 일본군의 가혹한 학대에 의해 이미 많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고 특히 구타와 일본도에 깊은 상처를 입은 한국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다음 주에 계속>
<사진설명: 2차 대전 당시 오아후 북부지역에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했던 수용소 모습 (사진 제공 하와이 플랜테이션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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