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릴린과의 몇 주’ (My Week with Marilyn) ★★★½
몬로(미셸 윌리엄스)가 런던에 도착,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지난 1957년 마릴린 몬로가 런던에 가서 로렌스 올리비에가 감독하고 주연하는 로맨스 코미디 ‘황태자와 쇼걸’(The Prince and the Showgirl-나는 이 영화를 명동극장에서 봤는데 두 스타의 영화치곤 타작이다)을 촬영할 때의 경험을 그린 코미디이자 드라마이다.
영화가 연극 같아 다소 답답하고 진행 속도도 느리지만 이런 단점들은 몬로 역의 미셸 윌리엄스의 다채로운 연기 때문에 묵과하게 된다. 대단히 용감하고 결이 많은 눈부신 연기로 윌리엄스는 여기서 또 하나의 새로운 몬로를 창조해 냈다.
오프닝과 클로징 크레딧 장면은 몬로 역의 윌리엄스가 몬로처럼 몸을 비비 꼬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장식된다. 몬로는 새로 결혼한 남편 아서 밀러(더그레이 스캇)와 함께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교태와 매력과 선정미로 기자들을 녹여 놓는다. 그런데 문제는 촬영을 하면서 황태자 역의 올리비에(케네스 브라나)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것.
영화는 상류층 출신으로 영화 일을 하고 싶어 올리비에의 제작사에 세 번째 보조감독(말이 감독이지 실제론 심부름꾼)으로 취직한 젊은 콜린 클라크(에디 레드메인)의 해설과 눈을 통해 서술된다.
가슴에 빈 곳이 많고 늘 타인의 보호가 필요했던 타고난 비극의 주인공 같은 몬로는 준비가 안 됐다며 툭하면 세트에 늦게 나타타 올리비에의 속을 태우고 또 그의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촬영과정을 통해 올리비에의 지적이요 원칙적인 연기와 연출방식이 몬로의 보다 즉흥적인 연기와 대조된다.
타국에서의 기라성 같은 연기파들 사이에서 막강한 압력을 느끼는 몬로는 자기를 사슴의 눈동자로 바라보면서 동경하고 연모하는 콜린에게서 위로와 지지와 보호를 받으려고 한다. 몬로가 다른 사람들을 제쳐 놓고 콜린에게 자기 속내를 고백하고 매달리면서 둘 간에 에로틱한 관계가 생성되나 그 관계는 어디까지나 플라토닉한 것으로 끝난다.
영화의 많은 부분은 세트에서 진행되는데 여기서 여러 해프닝과 코믹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몬로와 콜린의 관계가 묘사될 때는 비극성마저 띤 진지한 드라마식으로 이어진다. 마치 공작이 수시로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면서 자신의 화려함을 보여주듯 하는 윌리엄스의 연기는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얼굴과 온 몸에서 빛과 그림자가 춤을 추는 듯한 연기로 오스카상 감이다.
줄리아 오몬드가 올리비에의 아내 비비안 리로 그리고 주디 덴치가 영국의 유명 연극배우 시빌 손다이크로 나온다.
사이몬 커티스 감독.
R. Weinstein.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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