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에 관해 얘기 합시다’ (We Need to Talk about Kevin)
▶ ★★★½
케빈(에즈라 밀러)이 대화를 시도하는 어머니(틸다 스윈튼)를 경멸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고등학생인 사이코 아들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심한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어머니의 삶을 거의 초현실적이자 심리 공포영화처럼 다룬 확실하게 잘 짜여진 소품 드라마다. 대화보다 뛰어난 촬영이 조성하는 분위기와 음향과 음악 그리고 특히 여주인공인 틸다 스윈튼의 감지하기 힘든 표정 연기에 의해 한 여인이 겪는 내적 고뇌와 갈등을 기민하고 확실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내면 묘사와 영화의 톤이 얘기를 앞지른 작품으로 황폐한 감정적 풍경이 살벌할 지경인데 좋은 영화이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절망적이다시피 한 음울한 작품 성격 때문에 모든 관객에게 어필할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쉴 새 없이 교차되면서 서술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
여행작가 출신의 출판업자인 에바 하차두리언(스윈튼)은 어린 아들 케빈(아기 역 로키 두어)을 위해 사진작가인 남편 프랭클린(존 C. 라일리)과 함께 뉴욕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교외로 이사한다. 그런데 에바는 모험적이요 독립심 강하고 다소 이기적인 여자여서 끊임없이 보채는 아기를 돌보는 일이 달갑지가 않다.
케빈(어린 소년 역 재스퍼 뉴웰)은 자라면서도 끊임없이 에바의 신경을 거스르는데 이 때문에 아들과 어머니가 거의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어린 케빈은 마치 일부러 어머니의 속을 뒤집어놓겠다는 듯이 악의적인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런 케빈과 프랭클린과의 관계는 아주 좋아 에바의 심기가 더욱 불편하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된 케빈(에즈라 밀러)은 완전히 사이코로서 에바를 증오해 대화를 시도하려는 어머니의 노력에 콧방귀를 뀐다. 그러나 케빈과 아버지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과연 케빈은 타고난 악의 종자인가 아니면 에바가 어머니 구실을 제대로 못해 사이코가 되었는가. 영화는 이에 대답을 안 한다.
플래시백과 에바가 혼자 사는 현재를 통해 에바가 케빈이 학교에서 저지른 어떤 가공할 행동 때문에 주위사람들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케빈이 저지른 잔혹한 일은 영화 말미에 묘사되는데 끔찍한 장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사려 깊게 처리했다.
스윈튼의 강철 같이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연기가 압도적이다. 이와 함께 소년 뉴웰과 밀러의 연기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악의적이다. 특히 밀러의 연기는 보고 있자니 겁이 난다. 원작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소설.
린 램지 감독. R. 15일까지 일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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