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무엇일까 혹은 절대적인 것은 있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던 중 도서관 서가에 있는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가 4500년 이후의 지금을 사는 우리 삶에 비추어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 지점에서 진리 혹은 절대적인 것에 가까운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왕 길가메쉬는 2/3가 신이고 1/3은 인간이다. 강력하지만 선왕은 아니었는지 그의 폭압에 인간들의 불만이 팽배해지자 하늘의 신들은 길가메쉬를 제압할 힘센 엔키두를 불러들여 길가메쉬와 싸우게 한다. 싸움 끝에 둘은 적이 아니라 오히려 절친한 친구가 되어 각종 괴수들을 정벌하는 모험을 다니나, 하늘의 황소까지 죽여버린 엔키두는 신들의 노여움을 사 병을 얻어 죽고 만다. 길가메쉬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1/3이 인간인 자신에게도 죽음이 찾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이후 영생의 방도를 찾아 헤매이다, 결국 영원히 살 수 있는 기회는 얻지만 실패하고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온다.
길가메쉬가 깨달은 진리는 바로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이다. 그는 죽음을 피하고자 했지만, 결국은 피할 수가 없었다. 영생의 방도를 찾아 헤매는 길에 묵었던 여관 여주인 시두리는 길가메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길가메쉬여, 어디를 서둘러 가는가? 신이 인간을 만들 때에 죽음의 운명을 주었다오...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낮이고 밤이고 춤을 추며 기뻐하시오. 파티를 벌이고 즐거워하시오…당신 손을 잡는 아이를 아껴주고, 당신 품의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시오. 이것 또한 인간의 운명이라오.’
죽음 앞에 선 인간이 바로 만고의 진리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내세를 믿기도 하고, 사멸하는 육체적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어 그 영혼을 수양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죽는다’ 이외에 죽음에서 파생된 종교적인 믿음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그래서 시두리의 카르페 디엠의 권유가 더욱 절실하고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올해도 하루하루를 걱정과 고민이 아니라 행복과 기쁨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해보자.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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