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나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내 삶을 더 찬찬히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내 미래 역시 다수가 꿈꾸는 미래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이쪽 저쪽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언제부터 내 행복 내 능력이 상대적이며 가변적인 것이 됐을까, 그들의 행복은 내 행복과 상대적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닌데도 말이다.
어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하루에도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학교 캠퍼스를 거닐다 문득 이렇게 날씨 좋고 햇볕 따뜻한 버클리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감사함을 깨달을 때였다. 겨울임에도 겨울답지 않게 싱그러운 바람이 내 뺨을 스쳤고, 이 하늘아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캠퍼스를 가로질러 내가 원하는 어느 곳으로 달려갈 수도 있었으며 혹은 한 곳에 영원히 멈출 수도 있었다. 내 삶의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고, 그것은 오롯이 내 마음이 닿는 부분이지 다른 사람의 시선과는 또 다른 것이다. 내 행복은 그 어떤 이의 것과도 다르며, 나의 능력 또한 입사 혹은 대학원 지원서같이 수치화하는 평가서로는 절대 측정될 수 없다는 것을 자꾸 되새겨본다.
행복과 삶은 대체 무엇인지 고민하던 내게 슈리푼자의 ‘다이아몬드’라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다이아몬드만 훔치는 도둑이 다이아몬드를 산 상인을 미행하다 둘은 같은 야간 열차를 타게 됐다. 도둑은 상인이 잠든 사이에 그의 모든 소지품을 뒤졌는데도 다이아몬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도둑에게 이미 도둑의 정체를 알고 있던 상인은 그에게 당신이 도둑임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다이아몬드를 그의 코트 호주머니에 넣어뒀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늘 다른 장소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남의 주머니 속에서만 찾기에 절대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다이아몬드는 내 호주머니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나도 내 호주머니 안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으려 한다.
(UC버클리 학생)
================================================================
채경열씨는 UC버클리 4학년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다. 코리아 헤럴드 주니어 기자, 미 하원의원 조지 밀러 사무실에서 인턴을 역임했고 UC버클리 한인방송국 기자로 활동했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한사람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