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는 이여,
이른 아침에 일어나 남은 생의 설레이는 첫 하루를 맞고
또한 남은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오늘- 현재라는 이 시간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가
산다는 것은
아직 못 다 이룬 꿈, 소망 하나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것
그대에게 가까이 내 이름 하나 오래도록 머무는 것이며
저 높은 곳으로부터 이름 하나 불려지기 위해 좁은 길 가는 것이다.
때로는 길 가다가 멈추어 서기도 하며 돌아가기도 하는 것
웃을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넘어질 때가 있다가도 다시 일어설 때가 있듯이
삶의 무게란 한 없이 가벼웁다가도 한 없이 무거운 것을
어디를 간다고 떠나온 길이었을까
어느 만치 왔을까
산다는 것은 생애 동안 화창한 봄날 하나 가지는 것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혹시 길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아직 늦지는 않았는지
어디로 가는 지 알고 있다면 길은 갈수록 가까워지는 법
그 길 위에서 만난 이름과 이름들이 서로 정답게 손 흔들 때
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며 가슴 벅찬 일인가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눈보라가 치면 치는 대로
꽃이 피는 이유와 지는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아는 것처럼
봄이 오는 길과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길이 어딘지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은,
간 밤에 흘린 눈물일랑 지우고
아침 맑은 햇살 한 자락 어깨 위에 올려 놓는 것이다.
붉은 제 허리를 나지막이 굽히며 노을이 진다.
한 무리의 기러기들이 그 노을 속으로 줄 지어 날을 때
산다는 것은 이윽고 날 어두워지고 때가 되면
돌아가야 할 곳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너무 늦지는 않게
산다는 것은,
그대에게 아직 못다한 말, 가슴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이 무엇인지 일러 주고 깨달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홀로 먼 길 떠나는 이여
세월은 다만 흐르고 한번 가서 아주 돌아오지 않을 뿐이어도
멀리 새벽 안개 자락이 뿌연 산 능선을 길게 휘감는 것을 보며
숨 한 번 더 깊게 들이 마시고 신을 고쳐 맨 뒤
자, 다시 길을 떠나세
그 길의 마지막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산다는 것은 길을 묻는 것이다.
지금 있는 곳과 마침내 돌아갈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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