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인구대국 중국과 인도가 몇 퍼센트로 성장하는지에, 개발원조기구들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국가총생산량의 몇 퍼센트를 원조자금으로 내놓을지에 주목한다. 한국은 자동차와 휴대폰을 해외에 몇 대나 더 팔 수 있는지에, 개인 노동자는 자신이 받는 연봉에 주목한다. 이렇듯 경제동물인 우리는 얼마나 더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을지에 따라 빈곤과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빈곤의 문제는 ‘실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빈곤퇴치의 목표는 단순히 오늘 1.25달러로 생활하는 사람을 내일 1.5달러로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데 있지 않다.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지’가 아니라, ‘무언가라도 계속 먹을 수 있는지’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데 있다. 결국 빈곤퇴치의 목표는 성장이 아니라 분배에 있다.
나는 우리 삶의 임무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가지지 못한 채로 행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을 많이 소유하지 않아도 자신이 그 자체로 얼마나 가치있는 존재인지를,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생각과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그것으로 얼마나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느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서 물질을 갖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증명해내고 삶의 기쁨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의식주를 비롯한 기본적 생계를 누리려 해도 돈이 들고, 학교에 가거나 어디서 무엇을 배우려 해도 돈이 든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가지지 못한 채로’ 행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독립적이고도 자유로운 행복이란 물질과는 별개의 것일 수 있다. 자신이 물질을 얻으면 얻을수록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인지, 내가 얻은 물질을 좋아하는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물질을 잃으면 잃을수록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면, 그것은 나 자신이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말이다. 물질은 단지 필요할 때 쓰고 나누어 주라고 있는 것이다.
돈 많이 버는 것도 좋고 새로산 물건도 좋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보태서 그것들을 더욱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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