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서 어제 하지 못한 공부를 마저 해야겠어라고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잠을 더 자고 말았다는 허탈감에 하루를 시작하는 나날이 많아졌다.
수면시간을 절대 줄일 수 없는 나에게 언제나 나의 행복의 원천이었던 잠은 일상이 바빠지는 지금, 나의 경쟁력을 반감시키는 스스로에게 허탈감을 주는 존재일 뿐이다. 나는 체력적으로도 더 많이 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하는 이 시대의 인재상에 부합되지 않는걸까 하는 질문이 며칠째 머리를 맴돌고 있다. 아직 더 좋아하는 일을 못 찾아서 그런가라고 외부에서 요인을 찾다, 나의 정신력의 문제인가라며 내부요소를 탓한다.
고등학교 시절 네 시간을 자면 합격이고 다섯 시간을 자면 불합격이다라는 사당오락이라는 신어를 마음에 품고 살았다. 후에 치열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왜 좀 더 즐기지 못했나 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더 치열해진 ‘경쟁’이라는 매커니즘 안에서 스스로의 자질을 되묻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자니 몇 년 전의 작은 내가 보인다. 지금 나는 10대의 초조했던 자신의 연장선에 서 있다.
어제 즐겨보는 한국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서 개그우먼 신보라 씨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이제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지겹다 라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일침을 가했다. 나 역시 경쟁 이라는 시대상이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압도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서바이벌 오디션 끝에는 승리, 성취라는 환호가 있다. 모두가 그 하나를 보고 달려나간다. 하지만 그 끝에서 얻게 되는 환희와 승리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 그리고 특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는 어디를 목표로 그렇게 달려가는걸까? 나는 어디가 목표이기에 무엇을 위해 달리는 걸까?
초등학교 시절 내가 제일 좋아하던 책은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동화책이었다. 애벌레들은 “왜” 올라가는지를 잃어버린 채 나무 끝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모든 애벌레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비가 된다. 그 나무 끝을 넘어 더 큰 하늘을 날 수 있는 나비가 된다. 이번 주의 바쁜 일정 사이 잠깐 짬을 내어 숨을 고르며 나의 하늘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자. 나에게, 나의 꽃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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