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미국 목사님께 장애아동 예술교육에 관해 설명을 드린 일이 있다. 진지하게 들으시던 목사님께서 그러면 앞으로 비현실적이라도 단체에 대해 소망하는 큰 꿈이 있느냐고, 거의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더라도 꿈꾸는 것이 있느냐고 질문하셨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예술가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사실 더 큰 비전이 있다고, 너무 먼 것같이 보였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 끄지 않은 소망이 있다고, 장애우•비장애우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마을이 되면 좋겠다고,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마을을 서로를 위해 같이 만들어 가는 꿈이 있다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너희 단체의 비전이구나.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어울려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함께 단체를 이루어오면서 누가 누구를 돕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적이 많았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와서 봉사 가운데 회복하신 선생님들, 힘든 사춘기를 보내며 왔다가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갖게 된 봉사자 학생들, 봉사를 하는 엄마를 따라와서 장애아이들과, 그 동생들과 친구가 되고 함께 미술, 한글을 배우는 선생님 자녀들. 사랑을 주려고 왔다가 더 큰 사랑을 받고가는 봉사자들을 보며 어느 한쪽이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음을 보았다.
편견이 사라져가는 따뜻한 마을을 매주 맛보아가면서 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옛날 어느 시골의 마을같이 아이들이 같이 크는 마을, 함께 고기를 잡고, 함께 새참을 먹듯 함께 모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함께 모여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마을. 즐거울 때 함께 기뻐하고, 힘들 때 함께 기도하는 마을.
현대사회가 가져다 준 개인 위주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제한된 것인지 마을을 경험한 사람은 안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함께가 주는 멋진 삶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을 혼자서 키울 수 없음을.
우리는 누구나 다 어느 부분은 장애가 있음도 깨닫게 되었고, 함께 만드는 마을로 서로의 약함이 극복되는, 함께 자라는 그런 마을을 이제는 구체적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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