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이 최근 펴낸 영문 소설이 미 주류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 처럼 엮이고 억제된 감정이 너울거리는, 그리고 완전히 열중케 하는 소설. 대단한 작품이다’.
‘네이티브 스피커(영원한 이방인)’ 등으로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이창래 씨가 ‘잊혀진 나라(Forgotten Country)’에 던지는 헌사다.
작가는 캐서린 정. 시카고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정 씨의 데뷔작이지만 주요 작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창래 씨는 정 씨의 작품이 “데뷔작이라고 하지만 매우 드문 소설”이라면서 “부드러움과 격렬함, 강한 느낌과 극도의 절제를 한꺼번에 노래한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재니’의 여동생 ‘해나’가 태어나던 날 할머니의 이야기로 소설을 시작된다. 한일병합 이후 재니의 가족은 각 세대마다 딸을 잃는 비극이 일어났다. 해나는 그래서 반드시 지켜야할 가족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 해나가 갑자기 가족들과의 인연을 끊고 모습을 감춘다. 동생을 찾아 나선 재니는 그러나 가족들의 고통스런 침묵 뒤에 숨겨진 비밀이었다. 그것은 20여년전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민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한국의 민속과 역사,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정체성 갈등을 씨줄과 날줄로 삼은 ‘잊혀진 나라’는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상실의 문제와 ‘정절’, ‘자유’의 가치를 놓고 갈등하는 인간의 삶을 탁월한 묘사로 풀어내고 있다.
일리노이주 에반스턴에서 태어난 정 씨는 뉴욕, 뉴저지, 미시건에서 자라고 생활했다. 시카고대를 거쳐 코넬대에서 석사(MFA)를 받은 그는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매거진 ‘Granta’에 2010년에 선정됐다. 그는 ‘Granta’와의 인터뷰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은 곧 작가가 갖고 있는 호기심”이라면서 “그것은 곧 우리 자신을 넘어서는 언어와 그 능력에 대한 집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잊혀진 나라’에 앞서 자신의 스토리를 담은 ‘염원(wish)’은 2인칭 화법으로 펴내 관심을 끈 바 있다.
리버헤드 출판사에서 발간한 ‘잊혀진 나라’는 현재 ‘아마존 닷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2,792위에 랭크돼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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