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오피니언 광장에 실린 글들을 애독하면서 오랫동안 느꼈던 소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직담백하게 피력해보고 싶다.
본 광장에는 대부분 좋은 글, 잘 된 글, 공감 가는 글들이 실리고 있음을 인정한다. 어떤 제목 하에 무슨 내용의 글을 쓰든 표현의 자유이지만, 극소수의 글쓴이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글을 쓰는 것 같아 보인다. 기승전결이나 서론, 본론, 결론이 무엇인지 알고나 있는지 의심 가는 글도 보인다. 자기가 쓴 글이 어떤 독자에 의해서 모니터링 되거나 스크랩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글씨는 펜으로 쓰지만, 글은 펜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자판기나 두드리면서 쓰는 것은 더욱 아니다. 글은 혼(魂)으로 써야 한다. 혼에는 자기의 사상과 철학이 깃들어 있다.
뚜렷한 사상과 바른 인생철학은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하루 이틀 만에 생겨나지 않는다. 많은 독서, 끊임없는 노력, 풍부한 경험, 다양한 체험, 뼈아픈 고통 등을 통하여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다.
글은 쉽게 써야한다고 배웠다. 글은 자기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써 무엇보다도 상대방이 읽어줘야 되기 때문에 독자에게 읽힐 수 있는 쉬운 글이면 좋다. 이상한 단어나 모호한 시쳇말을 사용하여 왜곡되게 쓴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글은 논리정연해야 한다. 글쓴이의 주장이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횡설수설하여 앞뒤가 잘 맞지 않아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글도 보인다. 인터넷이나 뒤져서 이 말 저 말 가져와서 짜깁기 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글은 생명이 없는 글로써 독자를 우롱하는 거나 다름없다.
오피니언란에 자주 투고한다고 해서, 글쓴이들 모임의 회원이라고 해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할 수 있듯, 글도 급하게 쓰면 졸작이 되기 쉽다. 많은 사색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글을 써 보아야 한다.
지나친 자기자랑, 가족 자랑은 가능하면 삼가 하는 것이 어떨까. 자화자찬하는 글은 독자에게 메스꺼움을 줄 수 있다.
은퇴 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학창시절 꿈에만 젖어 자기 펜이 녹슨 지도 모르고 낮은 수준의 글로 투고하는 사람은 한심해 보일 때가 있다. 녹슨 펜을 사포로 닦아내고 자기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본 후 글을 써야 한다.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서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잘해서 전문 직업인으로 성공하여 한인사회에 이름 꽤나 알려졌다고 이름 하나만 무기로 하여 깊이가 없이 쓴 글도 보인다. 후배나 후학들을 위하여 조금 더 정성껏 글을 써야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회자하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으로 쓴 글은 독자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많은 독자는 글쓴이가 쓴 내용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글쟁이란 글 잘 쓰고 인기 있는 전문적인 유명 작가들이 자기 직업을 낮추어 겸손하게 말할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다. 글쟁이는 전문가인 반면 글쓴이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글쓴이는 한국일보 독자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워싱턴지역 한인사회는 좁을지 모르나 한인 독자들의 수준은 낮지 않다. 오피니언 광장에 기고하는 글쓴이는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보인다. 좀 더 혼이 깃든 글을 기대해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