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인권위해 투쟁하는 박선영의원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해 11일간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 시위를 벌였던 한국의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사진)이 자신의 의정활동이 인권운동이 학자적 양심과 신앙에 근거했음을 내비쳐 주목을 끌었다.
한미자유연맹(총재 강필원) 주최로 11일 우래옥에서 열린 ‘대한민국지키기 포럼’의 주 강사였던 박 의원은 “나는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뒤 “하느님으로부터 영혼을 부여받은 같은 인간이면서도 탈북자들이 당하는 처참한 인권 유린 상황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단식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박 의원은 “김정일 사후 생명에 위협을 느낀 북한 주민의 탈출이 두 배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난 1월 여야 간 휴전하고 1주일간 탈북자 문제를 논의하자고 그렇게 호소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할 수 없이 혼자서 2월13일부터 매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시작했다. 탈북자들 비참한 상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언론이 관심을 갖는 듯 했지만 20일된 아기나 산모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북송시켜버리는 중국 정부가 너무 큰 산처럼 느껴졌다. 기자회견 시작 5일이 지난 뒤 절망감을 견디지 못한 그는 중국대사관 앞에 있는 옥인교회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하느님께 원망을 쏟아놓았습니다. 나에게 너무 많은 사람이 SOS를 치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헌법기관에서 일한다는 사람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모르는 척 할 수 있느냐고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성모님이 미웠습니다. 탈북자들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는 정의구현사제단이 미웠습니다. 정의가 사람을 위해 있는 건데 어떻게 침묵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4년 동안 너무 외로웠습니다. 내 목숨을 내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남편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단식을 하면서도 아무도 눈길을 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원래 몸이 약해 한 끼만 굶어도 못 견디는 사람이었다. 단식을 한 후 백혈구 수치가 4분의1로 떨어졌다. 11일째 되는 날 결국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런데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언론이 톱으로 다뤘고 국제사회가 특파원을 보내줬다. 후진따오에게서 “민생이나 잘 챙기라”며 북한 당국을 면박 주는 발언이 나왔고 황장엽 씨 이후 처음으로 국군포로 가족을 한국으로 보냈다. 유엔에서는 토의 없이 탈북자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큰 성과가 있었다. 북한은 내부 문건으로 “탈북자를 총살시키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작지만 의미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마음이 무겁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언제 식을지 모르는 한인들의 속성상 다시 탈북자 문제가 외면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고 언제까지 변화가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그나마 베델교회 손인식 목사(KCC 대표간사) 등 미주 한인교회와 동포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누군가의 아들 딸들인 그들도 자유의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도록 미주동포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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