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나는 실패했어.’
우리는 삶을 살면서 이와 같은 단어, 문장들을 말해야 하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 사람들은 이따금 자신의 노력 혹은 간절한 바램과는 상관없이 원치 않는 결과를 맛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며, 그 어떠한 위인들도 실패를 맛보지 않고 성공의 열매를 누린 사람이 없으니 좌절하지 말라고 배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떳떳하게 ‘나는 실패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며 ‘실패’라는 단어와 익숙할 수 있을까? 나에게 실패라는 단어는 ‘이별’이라는 단어 만큼이나 어색하다. 실패를 한두 번 겪은 것도 아닌데, 오히려 성공했던 순간보다는 실패했던 순간이 더 많은데, 그 단어는 늘 나를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그러나 비슷한 강도로 휘청거리게 한다. 단어가 주는 느낌 역시 너무 차갑다.
요즘 나는 계속 실패를 맛보고 있다. 열심히 추진했던 일들이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거나 내가 종사하고 싶은 관심 분야에서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을 보면, 나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좌절하게 된다. 다음번에는 실패하지 않고자 나도 모르게 결과를 중시하다 보니,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을 맛본 지도 오래됐고, 오히려 스스로 더 채근하기만 한다.
얼마 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분에게 나오지 않은 결과가 두려워 모든 일을 선뜻 하기가 두렵다고 힘겹게 고백했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어 실패자로 전락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말하는 도중,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나는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분은 그토록 실패가 두려운 이유는 그만큼 잘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완벽하게, 훌륭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스스로를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로부터 막고 있다고도 말했다. 당연하지만 쉽게 잊어버리는 세상사의 진리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굳게 먹은 마음과 달리 나는 여전히 실패가 무서우며 한번에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최소한 이번 한 주는 나 자신에게 좀 더 유연할 것을 주문해본다. 내 자신에게 실패를 허용할 권리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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