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라는 단어는 우리 민족역사 속에서 광복 후 거의 70년 동안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요한 정치적 단어이다.
가끔 교포 신문에 직접 빨갱이란 단어를 쓰며 당장 때려잡을 듯 선동적 광고를 내는 분들을 보며 참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지고들 살고 있구나 싶어 심기가 편치 않을 때가 있다.
북한의 위성인지 미사일인지 괴물체 발사사건 때문에 취재차 북한을 방문한 한 기자 분이 한 이야기다. 교포사회의 친북인사들도 대거 방북하였는데 눈에 거슬릴 정도로 북 정권에 아부하고 심지어 연평도 포격까지 찬양하는 발언을 하더란다.
그들 중에 어떤 이는 김일성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더란다. 그들이 처한 정치적 기반이나 그들이 북한과 연계되어 하는 비즈니스 등과 관계된 경제적 이익 때문에 그런 쇼를 하는 일도 있지 않겠다 싶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그런 인간들도 틀림없이 있겠지 싶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빨갱이라고 불러도 싫어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을 향하여 극우적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가졌다고 다 빨갱이라고 불려야 하는가.
신문에 난 기사에 안철수 교수 아버지가 그 연세에 걸맞게 “박원순 서울시장이 빨갱이 아니냐?”고 물아봤다고 한다. 안 교수야 신세대이고 중도인데 그의 대답이 “대한민국에 빨갱이가 어디 있어요? 그런 거 없습니다”였다고 한다. 이게 안철수 교수뿐만 아닌 중도 국민의 모습인 것이다. 이것이 안 교수가 유력한 대권 후보인 이유인 것이다. 그가 대다수 국민의 눈높이에서 행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럼 없이 빨갱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튀어나오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극우라 불러도 될 것이다.
그러면 극우들이 그동안 해왔던 행태를 보자. 왜곡된 반공교육으로 북에 실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정권의 위기 때마다 조작한 간첩사건들, 중요한 선거 때마다 만들어 내는 북풍들로 국민들의 표를 도둑질하던 극우정권은 평범한 국민들까지 모두 공산주의에 대한 극한 혐오증을 불러 일으켜 아직까지 빨갱이란 한마디로 간단히 마녀사냥의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우민정책을 펼쳐왔었다.
이제 전 세계 공산당들이나 북한 공산당도 멸종의 길로 가고 있거늘 아직도 빨갱이 타령하는 분들은 이제 좀 메뉴 좀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육이오 때 청소년 정도 나이로 전쟁의 참상을 뼈에 사무치게 직접 경험한 70대 이후 어르신네들이야 아직도 빨갱이를 외치는 것이 이해가 가지만 극우정권의 교육 속에서 그저 세뇌된 상대적으로 젊은 50대, 60대 사람들까지 이유 없이 무조건 빨갱이를 노래 부르고 있는 건 코미디에 가깝게 보일 뿐이다. 과연 그들이 공산당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지. 논리적으로 반박이나 할 수 있는 수준은 있는지 의심스럽다. 빨갱이 그 한 마디가 전가의 보도처럼 써 먹던 시절은 끝이 보인 것같다.
빨갱이 타령 좀 그만 듣고 살고 싶다. 극우나 극좌가 없는 세상이 되면 가능할 것이다. 다음 대한민국 정권에선 빨갱이란 단어가 영원히 사라지게 될까?
최민석
전 워싱턴 호남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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