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 에이저를 둔 부모 중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정말 성인일 것이다. 부모의 욕심과 아이의 불안한 정서상태는 서로 뒤엉켜져서 다들 한번씩은 깊은 실의나 상처를 주고받는다. 나의 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아들은 지금 12학년이고 곧 졸업을 하지만 1년전 많이 힘들었다. 공부도 잘하고 섬세하지만 고집이 센 아들은 그 바쁜 11학년부터 노래를 하고 싶다고 뉴콰이어에 들어가서 일주일에 3시간씩 연습했다.
그런데 동료였던 여자분이 갑자기 연습 도중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그후 아이는 죽음에 대한 충격과 아픔으로 힘들어했다.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죽음에 대한 토픽이나 아픈 사람들 사진만 나와도 그냥 수업시간중에 뛰쳐나오고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방황하던 우리 아이는 어느날 본인의 전공을 철학이나 심리학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그전까지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하여 내색은 하지 않아도 그냥 기뻤는데 갑자기 약간 걱정이 되었다. 나의 걱정 저 뒤편에는 권력지향적이고 물질지향적인 나의 본성이 꿈틀거리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부인하고 아이를 이해하기보다 내것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엄마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만만치 않은 우리 아이와 기싸움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를 바꾸어 준 커다란 깨달음은 다름 아닌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였다.영화를 보신 분은 내용을 아시겠지만 영화는 웰튼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교사 존 키딩과 그의 학생들의 이야기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자, 귀를 기울여 봐 들리나? 카르페 디움, 오늘을 잡아라, 인생을 탁월하게 살아라.” “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키딩 선생님의 주옥같은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가슴을 찌르며 파고들었고 나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 주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자기 삶의 목적을 향해 먼 바다로 떠나가려는 아이가 한없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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