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들과 힘모아 ‘북한음식 장마당’
와싱톤한인교회, 선교기금 모금 박차
와싱톤한인교회가 북한선교주일을 맞아 24일 선교 기금 모금행사를 크게 열었다.
장터 막국수, 감자 지짐, 평양만두, 김치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북한식 음식을 잔뜩 선보인 ‘장마당’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모임 ‘미주탈북민연대’와 협력해 마련한 잔치. 수익금 전액을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지원에 쓰기로 계획하고 준비한 행사에는 기대 이상의 호응이 모아져 주최 기관인 북한선교팀과 미주탈북민연대(NKUS)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미주한인연합감리교회의 오병이어 선교위원장인 이창순 목사는 북한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설교를 했고 성도들은 특별 헌금으로 정성을 보였다. 탈북인 조진혜 씨가 ‘내가 만난 예수’를 간증하는 시간도 있었다.
동족 상잔의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큰 위기에 처해있던 조국이 걱정스러워 모인 크리스천들의 기도모임으로 시작된 와싱톤한인교회가 북녘 땅 복음화를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북한 선교를 위한 사업들을 벌여왔던 와싱톤한인교회에 북한선교팀이 정식 조직된 건 2011년.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조직된 북한선교팀은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감당해야할 시대적 소명에 대한 응답이라고 볼 수 있다. 초대 팀장은 한인섭 장로(사진)가 맡았다.
한 팀장은 “지난해부터 모아진 북한 선교 기금이 5만달러 정도 된다”며 “때가 돼 북한이 열리면 북한교회를 다시 세우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일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싱톤한인교회의 동족 사랑 캠페인은 사실 북한선교팀 조직 이전에도 나름 활발했었다. 북한 ‘나선 경제특구’에 오병이어선교회가 2년 전에 세운 청소년 무의탁 합숙소 건립을 적극 지원했고 김병기 장로, 김미혜 목사, 홍철 권사 등 교회 관계자들은 금년 봄에 열린 입주식에도 다녀왔다. 30만달러를 들여 지은 6층 건물의 합숙소는 미주 한인감리교회들이 힘을 모아 완성한 북한 선교 프로젝트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서울이 고향인 한인섭 팀장의 북한 동포 사랑은 1992년 처음 나선 지구를 방문하며 불이 붙었다. 자신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통 중에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정치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선교 자체가 쉽지 않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한 팀장의 열정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탈북인들과 함께 마련한 ‘북한음식 장마당’은 기대 이상 수익이 모아진 것도 기쁜 일이지만 서로의 관계를 긴밀히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고 한 팀장은 보고 있다. 주방에서 며칠 간 같이 음식을 만들며 서로에 대한 경계심은 저절로 풀렸다. 한반도의 통일에 앞서 주방에서 미주 한인 동포와 탈북인이 하나가 된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 팀장은 그러나 “퍼주기식 지원은 물론 안된다”며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돌보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총알이 돼서 돌아오는 지원은 배제하더라도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다.
특별계좌를 만들어 ‘그날’이 올 때까지 기금을 꼬박꼬박 적립해 나갈 계획인 북한선교팀은 뜻이 같은 다른 교회나 일반인에게도 참여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문의 (301)801-6778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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