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떠나 이민 와서 사는 사람들은 항상 두 나라에 사는 셈이다. 하나는 태어난 조국, 다른 하나는 자신이 선택한 새 나라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요, 우주 가족시대라서 해외에 정착한 우리 한인도 700만 명이 넘고 미국에만도 250만을 상회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조국을 떠나 이민을 나오면 마치 조국을 외면하는 배신자의 대접을 받은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이 영토를 확장하는 역군으로 활약해서 언젠가는 이들 중에서 노벨상을 받을 인재가 나오리라는 기대가 있다.

우리가 정착한 미국은 새로운 이상 세계를 꿈꾸는 102명의 청교도들이 영국을 떠나 건설한 젊은 국가요, 여러 민족들을 이민으로 받아들여 다 종족 다문화의 국가로 국호도 아메리카 합중국이다.

이런 현실을 흔히‘샐러드 볼’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표현에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으로 이 사회의 모습을 ‘보석상자’라고 부르고 싶다. ‘샐러드 볼’은 각종 채소들을 얼버무려 드레싱을 쳐서 개성을 죽이고 혼합된 맛을 내는데 비하여, ‘보석상자’는 저마다의 빛깔과 가치를 지니고 개성의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정착한 우리 한인들은 이 나라의 공용어인 영어 이외에 한국어를 익혀서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살리고 보전해야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7월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 8월15일은 대한민국의 건국기념일이다. 서구가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릴 때 선두에 선 나라가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었는데 미국 플로리다와 남부지역에도 영국 프랑스 스페인이 진출하여 각축을 벌였다. 영국은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미국의 비옥한 중서부의 진출을 막고 이 지역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과대한 과세 정책을 시행하여 이에 대항하여 분쟁이 일던 중에 1770년 3월 보스턴 학살이 발생하였다.

마침내 1776년 7월4일 13개 주 대표자들이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모여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1789년 조지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건국의 기초를 세웠다. 영국은 미국과의 전쟁을 벌이다가 1781년 요크타운에서 패전하자 1783년 파리 강화회의에서 마침내 미국의 독립을 승인하였다.

우리나라는 1905년 을사보호조약(한일 합방능약)으로 인한 경술국치 이후 잃은 조국을 되찾으려는 국민들의 열망이 이어졌다. 1907년 7월14일 네델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이준 열사가 분사했고, 이후 1908년 3월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명운 · 장인환 의사의 스티븐스 저격사건이 있었다.

19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가 만주 하얼빈에서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1919년 3월1일 대한독립선언에 이어 1929년 10월30일에는 광주학생 항일운동이 일어났다. 1932년 1월8일 도쿄에서 이봉창이 히로히토 천황에게 폭탄을 투척했고 1932년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열린 일왕 생일 경축행사에서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투척하는 등 각처에서 목숨을 건 구국운동이 불길 같이 일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제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우리 민족은 8월15일 조국의 광복을 맞이하고 대한민국을 건국하였다. 이는 1943년 미 영 중의 카이로 선언과 1945년 5월 미 영 중 소 4개국의 포츠담 선언의 결과이다.

미국의 독립이 자력에 의한 쟁취인데 반하여 우리의 독립은 그렇지 못했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지 못하고 타력에 의여 간접적으로 얻은 독립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느낀다.

다시 광복 67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국내외 동포들은 조국 광복의 기쁨을 가슴속에 깊이 아로새기고 남북통일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승리의 낭보가 힘차게 울려오는 상쾌한 아침이다.


<정용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