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토요일 아침에 밖에 나와보면 메일 박스가 부숴져 있고, 드라이브에는 계란이 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웃사람들은 사춘기의 왕성한 호기심이 발동한 틴에이저들이 금요일 밤에 한 짓일 것이라고 말한다. 물불 못 가리는 어린 나이에 그런 행동을 하면 이해를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다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이에 걸 맞는 행동을 요구 받게 된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서 몸과 마음이 성숙 해간다. 나이마다 발달과정이 다르고, 각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아이는 아이다움이 풍겨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 태아와 유아, 아동과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에 이르는 과정까지만 ‘발달’ 이라고 말한다. 발달의 지향점은 성숙으로, 마음과 몸의 성장과 기능의 향상, 그리고 적응력의 증가 등 긍정적 변화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끔 어린 아이가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면 ‘애늙은이’라고 표현한다. 각자 나이에 맞게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가을철 들판에 풍요롭게 익은 벼처럼 인격적으로도 성숙해감이 아닐까!
나잇값 못한다는 말은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철없이 굴 때 쓰이는 말이다. 나잇값이란 다른 시선의 이해, 배려에서 나잇값을 느낀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 품행, 인품을 지녀야 한다는 뜻으로 많은 세월을 살아왔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으니 보다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구속력도 포함된 말이기도 하다. 잘 삐지는 일, 욕심 부리는 일, 자기 밖에 모르는 심술 등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능력이 된다면 지혜롭고, 베풀고, 너그럽게 장식해야 하지 않을까!
나이를 먹으면 몸이 천근만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는 것도 다반사요, 수 십 년의 나이를 꿀꺽꿀꺽 먹는데 빼낼 방법은 없어서 무거워지는 것일까!
무게가 조금씩 느껴지는 것이 한편으론 두려운 요즘이다. 모든 이치가 마음속에 있다고 하는 심외무법(心外無法)이란 말이 있다. 밖으로만 향하는 탐진치(貪瞋痴)라는 삼독심(三毒心), 탐은 탐욕, 진은 분노, 치는 어리석음이다. 화가 나거나 두려운 이유는 바로 ‘나’ 를 보호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탐욕 때문이다. 진의 이유는 바로 탐 때문이다. 탐욕(貪慾)이 뿌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화를 안 내려면, 자기에 대한 애착을 버려야 하고 자기에 대한 애착을 버리려면 어리석음을 제거해야 한다. 치 즉 어리석음이란 없는 나를 있다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억새는 단색이라도 화려한 코스모스를 시샘하지 않고, 갈대는 물가에 있어도 우아한 국화를 부러워하지 않아 가을은 풍성하고 아름답다. 하늘이 허락해준 지상에서의 삶 동안 나잇값을 하면서 존경 받는 어른으로 사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인생은 여행 가방을 싸는 것과 같다고 한다. 여행가방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고, 여행지에 가져가고 싶은 물건들은 너무 많으니 그 중 어떤 것을 놓고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생에 있어서도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과하게 욕심내지 않고 내려놓아야 할 때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고집스러움과 편견의 틀에 가두기보다는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새로운 모습으로 사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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