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삶
▶ 이 상 화 <자생한방병원 어바인 분원장>
진료를 하다 보면 허리만 아프다거나 목과 어깨만 뻣뻣하다거나 하는 한두 부위의 통증이 아니라, “허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머리도 아파요” 하는 식으로 온 몸이 안 아픈 데가 없는 분들이 가끔 있다. 이런 경우는 전신의 균형이 모두 깨져서 다발성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써, 각 부위의 통증만 따로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전신의 균형을 보는 전체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인체의 유일한 양측성 관절인 좌우 턱관절의 불균형이 연쇄적으로 전신 구조의 변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턱관절 이상이 목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쳐 목의 구조를 변하게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며, 이렇게 목뼈의 배열과 구조가 정상적인 커브 구조를 벗어나 일자목 등이 되면 위쪽의 변화를 보상하기 위해 아래쪽의 허리뼈와 골반의 배열이 전후좌우로 이동하여 비틀리게 된다.
그리하여 골반이 비틀리면 좌우골반에 매달려 있는 좌우 다리의 길이가 기능적으로 달라 보이게 되고 이로 인하여 한쪽 무릎만 많은 힘을 받게 되며 한쪽 신발 바닥만 많이 닳는 등 일어나서 걸어 다닐 때 물리적인 힘을 많이 받는 척추나 다리 여러 곳에 모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턱관절의 불균형은 허리 이하 다리까지도 간접적인 영향으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턱관절은 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턱이 앞으로 나오거나 뒤로 들어가거나 옆으로 틀어진 경우 구강 내 치아들의 부정교합 문제와 관련되어 뇌에 부정적인 신호를 신경을 통하여 계속 발생하게 할 수 있다. 정상적인 교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전기신호, 즉 유해 신경신호가 신경을 통하여 뇌에 도달함으로써 필요 없는 만성통증의 신경회로가 새로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이유 없이 발생하는 통증이 아무 때나 지속적으로 환자를 괴롭히게 된다. 주로 두통이나 삼차 신경통 혹은 턱 자체의 통증, 목의 통증 등이 이런 기전으로 턱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통증들이다.
이러한 만성통증이 발생되는 기전은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신경을 통한 지속적인 신호가 새로운 신경회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경세포의 특징인 ‘신경 가소성’에 의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턱관절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턱관절 주변의 신경과 각 치아마다 연결되어 있는 신경, 특히 가장 굵은 뇌신경이라고 할 수 있는 삼차 신경을 통하여 뇌로 들어가는 신호가 턱관절 불균형과 관련되는 통증을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특히 턱관절에 불균형이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에는 통증을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신경신호가 더욱 심해지고, 턱관절 주변 씹기 근육과 목근육의 수축으로 턱관절의 좌우 불균형 또한 더욱 심해지게 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렇게 턱관절 불균형과 만성통증이 악순환에 빠진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이 온 몸이 다 아프기 쉬운데, 이때에는 턱관절 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한의학적인 치료로는 각자의 교합상태에 맞는 구강 내 음양 균형장치를 물림으로써 만성통증을 유발하는 유해 신경신호를 차단함과 동시에 턱관절의 좌우상하 음양 균형을 맞추어 전신 척주와 골반 균형을 도모한다. 또한 손상 받는 신경을 추나약물로 보호하고, 만성통증의 직접적 원인인 염증을 제거하며, 침 치료로 근육긴장 해소와 신경회로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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