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의 저자인 교산(蛟山) 허균(許筠, 1569-1618 조선 중기의 문인, 학자, 정치가, 시인)은 시대의 충신과 간신들을 소인론(小人論)으로 이렇게 말한다. 방금지소위군자소인(方今之所謂君子小人, 요즘 이른바 군자와 소인이란) 이동칙개위군자(而同則皆爲君子, 자기들과 뜻을 같이하면 모두 군자(충신)라 하고) 이칙개위소인(異則皆爲小人, 뜻이 다르면 모두 소인(간신)으로 여긴다) 피이칙척이위사(彼異則斥以爲邪, 상대가 우리와 다르다면 배척하여 간사하다 하고) 차동칙추이위정(此同則推以爲正, 자기들과 뜻이 같으면 간신이라 할지라도 치켜세워 바르다 말한다). 허균은 “오늘날 충신과 간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자기와 뜻이 같으면 모두 충신이라 추천해 세우고, 자기와 다르면 모두 소인(간신)이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시대는 붕당(朋黨)과 당파(黨派)로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었다. 자기 이익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을 짓고 패거리를 만들어 정치를 했던 시대가 조선시대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그 때와 일반이지 않은가. 당파를 만들어 집단이기주의적인 사고로 사람들을 모으고 선동하며 모함과 험담을 일삼고 있는 무리들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고 그들의 특징은 자신들이 충신이고 옳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도 이런 당파 싸움으로 문제가 크게 일어난 지역이 있었는데, 그곳이 고린도 교회였다. 고린도 교회에는 심각한 파벌주의와 당파싸움이 있었다. 어떤 당파싸움과 집단이기주의가 있었을까? 고린도전서 1장 11-12절에 “내 형제들아 글로에의 집편으로서 너희에게 대한 말이 내게 들리니 곧 너희 가운데 분쟁이 있다는 것이라. 이는 다름이 아니라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자라 하는 것이니.”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과 무리가 가장 우월하고 자기가 따르는 지도자가 최고의 지도자라고 주장하며 당을 만들고 패를 지어 험담과 비방을 일삼았던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초대교회의 모습만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작금의 믿음의 공동체에서도 당을 짓고 패를 만들어 사람들을 선동해 혼란에 빠뜨려 분열과 분쟁을 일으키는 일들이 있다. 왜 이런 일들이 교회 공동체 가운데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고전3:3)” 거듭나지 않은 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듭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성경은 갈라디아서 5장 13절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고 말씀하신다. 왜 서로 종노릇하라 하시는가? “만약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5:15)”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으려 당을 짓고 패를 만들어 싸우면 피차 망할 수 있다 말씀해 주신다. 갈라디아서 6장 14절에서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는 자신을 십자가에 죽이는 그 사람이 충신이며 그들은 분명 시대에 편승하는 자들이 아니라, 시대를 역류해 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때 비로소 집단이기와 당파와 패거리들이 사라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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