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 대학 선택에 관한 주제를 다룰 때면 거의 예외 없이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 입학에 관한 것으로 국한되어 있다. 그런 대학에 가야만 좋은 교육을 받고 장래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지 않나 우려가 된다. 극소수의 소위 명문대 출신보다 수천 개의 다른 대학을 나오고 사회에 진출해 성공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규모가 작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유명 종합대학에 비해 클래스 규모가 작아 교수와 학생들 간에 접촉이 많고 개인지도도 한결 받기 쉽다. 또한 흔히 큰 대학에서처럼 조교들이 강의를 하는 일 없이 항상 교수들이 강의한다.
학생들은 교수와 가까워지기 쉬워서 학부 졸업 후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좋은 추천서를 얻을 수 있고 비교적 공부 스트레스가 덜해 전공 외에 다른 취미를 즐기며 키우기 쉽다. 또한 가족적 분위기에서 친구 사귀기가 쉬워 큰 대학에서보다 외로움이 덜하다. 이밖에 작은 칼리지 타운의 대학인 경우 대도시의 유혹에서 벗어나 탈선의 소지가 적어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런 좋은 점을 고려해 우수한 성적과 똑같은 예능 특기를 가진 고교 동창 두명이 의대 진출을 꿈꾸며 한 소도시의 리버럴아츠 칼리지에 같이 입학했다. 첫 2년간 둘 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예능 활동을 마음껏 즐겼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의대에 진학하려면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 명문대로 전학했고 다른 한 명은 그대로 남아 최고 성적을 올리면서 예능활동을 계속한 결과 의대에 무난히 입학했다. 반면 명문대로 옮긴 학생은 큰 대학에서의 심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성적이 좋지 않아 의대 진학에 실패했다. 실제 있었던 이같은 사례를 새겨 볼만하다.
미국사회에서는 전문 분야 동료들 간에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알지도 못하며 묻지도 않을 뿐더러 누가 명문대 나왔다고 뽐내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오로지 일하는 능력과 인격이 사람의 가치를 정해 주고 성공의 뒷받침이 된다는 점에서 간판과 연줄을 중시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이젠 한국에서도 좋은 간판과 연줄 없이도 성공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물론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것에 너무 집착하면 문제가 생긴다. 아이와 부모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바라던 명문대 입학이 좌절되면 절망감에 아이가 자살을 한 사례를 보면 안타깝다.
또 명문대에 입학했는데, 4년 학부 공부에 탈진이 되어 대학원 진출을 아예 포기하는 예가 있는가 하면 경쟁이 덜 심한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입학해 더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전문가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들의 능력과 개성은 저마다 다르니 아이에게 맞는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졸업 후 성공과 행복은 간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격과 능력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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