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섯 해나 살다가 온
하와이 호놀룰루시의 동물원.
철책과 철망 속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짐승과 새들이
길러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 구경거리의 마지막 코스
‘가장 사나운 짐승’ 이라는
팻말이 붙은 한 우리 속에는
대문짝만한 큰 거울이 놓여있어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찔끔 놀라게 하는데
오늘날 우리도 때마다
거울에다 얼굴도 마음도 비춰보면서
스스로가 사납고도 고약한 짐승이
되지나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구상(1919-2004) ‘가장 사나운 짐승’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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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면 사나운 동물들이 많이 있다. 호랑이 사자 뱀 악어..그들이 탈출한다면 그건 비상사태다. 그런데 정말 사나운 동물은 무엇일까. 호놀룰루 동물원 가장 사나운 짐승의 우리에는 대문짝만한 거울 하나가 놓여있다고 한다. 사람이 가장 무서운 동물이란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는 사기와 모사가 없다. 그들은 전쟁을 하지도 않고 음식에 유해성분을 넣지도 않고 다른 동물을 철창에 가두지도 않는다. 인간의 잔인성을 돌아보게 한 동물원 측의 처사가 찔끔 하도록 의미심장하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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