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에 메릴랜드 출신 1.5세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며 내정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웠다”라며 사퇴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 1일 메릴랜드 한인회 주최 3.1절 기념식을 본 교회에서 가졌었는데 이 자리에는 마침 김종훈 씨의 아버님도 참석하셔서 메릴랜드에서 조국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는 인재가 배출된 것을 축하하며 덕담들을 주고받은 터라 이 소식이 이곳에 사는 동포들에게 주는 실망감은 아마 더 했었으리라.
이 소식을 접하면서 내가 조국에 있었을 때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외교관으로 외무부에 비교적 고위 관리로 근무했던 한 친구와 나눈 이야기였다. 당시는 70년대 말이었는데 한국의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 정복을 위해서 처음 등정을 시도했었다. 그런데 실패했다.
그리고 한 산악인이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되었다. 즉시 외무부에서 대책회의를 가졌는데 결론은 “앞으로는 에베레스트 등반을 금 한다”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 친구가 “아니 무슨 결정을 진취적이지 못하고 무사안일주의로 합니까?" 라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이래 가지고는 한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 갈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다. 한국, 곧 우리 조국의 답답함이 한 여름 뜨겁고, 습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운 날씨처럼 나를 답답하게 한다.
최근에 당선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첫 내각 면면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동양인, 옛 식민지 출신 등 프랑스란 나라가 백인 중심의 나라라기 보다 유색인종들의 나라인 것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눈을 끌었던 것은 플뢰르 펠르랭 장관이었다. 그분은 한국계(한국명 김종숙)이다. 생후 6개월 만에 양부모에게 맡겨진 입양아 출신이다. 불운한 운명의 아이를 나라의 지도자 반열에 우뚝 서도록 키운 프랑스 사회가 부럽다.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인선일 수 있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부터가 출신 성분이 미국 사회의 주류였던 와습(WASP)이 아다.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다. 지금 세계 주요나라들은 훌륭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종과 문화 심지어 종교를 뛰어넘어 외국의 인재를 스카우트 하기에 동분서주하는데 자신의 뱃속으로 난 조국의 아들을 구시대적인 이념 싸움과 잘못된 애국주의로 내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하는 조국 한국이 너무나 안타깝다.
나는 이번 기회에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의 인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 미국에 이민 와서 조국만 바라보고 사는가? 김종훈 씨 같은 인재는 한국 장관 자리보다도 미국의 장관 자리를 바라봤어야 옳다고 본다. 성경에 나오는 다니엘과 에스더 같은 인물들은 이민 간 나라에서 국무총리가 되고 왕후가 되었다.
물론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유대 나라의 좁은 땅에서 바깥세상으로 나와 더 넓은 세계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후손들을 키워 내자. 우리의 시야를 자꾸만 좁은 한국 쪽으로만 향하지 말게 하고 이왕 나왔으니 세계적인 안목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기여 할 수 있는 우리의 자녀들이 되도록 키워내야겠다.
이렇게 된다면 이번에 우리가 겪은 이 답답함은 오히려 약이 될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들과 이민 사회를 섬기시는 분들의 시야도 이렇게 세계를 보고 이민사회에 지혜를 공급하시는 분들이 되기를 바란다.
모두 한탄만 하고 있지 말고 진취적인 자세로 멀리 내다보고 하나님을 잘 믿도록 본을 보이는 삶을 살면서 우리 자녀들을 모두 다니엘이나 에스더처럼 훌륭히 키워내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