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는 시민이 정부기관에 대하여 로비(lobby)하는 활동을 인정하고 있다. 로비는 개인이나 기관이 행정부와 입법부가 계획하여 시행하는 사업에 영향을 끼쳐서 로비스트 (lobbyist = 로비하는 기관)의 유익을 얻어내려는 노력이다. 국회나 행정기관이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논의하고 결의할 때에 로비스트는 해당사업의 전문가(흔히 변호사)를 고용하여 관계자들에게 접촉하게 하므로 로비단체가 기대하는 결과를 얻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본질상 로비는 이해(利害)의 충돌을 내포하는 것이고 로비 대상자인 정부관계자들의 부패를 초래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로비스트의 투명성을 확보하며 적절한 보고를 요구하는 ‘로비활동 공개법’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로비스트가 접촉하는 관리들에게 제공하는 예물 혹은 접대비를 제한하는 ‘공정 및 공개 법’이라는 것도 있다.
더욱이 외국 혹은 외국기관을 위하여 로비하는 경우에 로비스트의 신분을 명시하고 그의 활동범위와 재정의 출처를 밝히도록 하는 ‘외국인 로비스트 등록법’도 마련되어있다. 이러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부기관을 상대로 로비하는 크고 작은 단체들이 미국에 많이 있고 워싱턴DC 주변에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로비 전문가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에 이스라엘 나라를 돕는 유대인 로비단체가 30여개 있다. 유대인 로비단체 중에 속칭 에이팩(AIPAC) 이라고 불리는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가 금년 3월 3일에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연례총회를 열었다.
50개주에서 1만3천명의 회원들이 모여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미 대통령과 이스라엘 수상의 연설을 비디오로 청취했다. 그리고 연방 상하원의 주요 인사들과 이스라엘의 국방장관 등의 연설을 듣고 300여개의 소위원회에서 토론을 벌이며 사흘 동안의 일정을 마쳤다.
AIPAC 총회가 이번에 중요하게 다룬 의제 하나는 이스라엘 군대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란의 군사기지를 공격할 경우에 미국이 이를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전과 다름없이 군사동맹국의 책임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는 세계 유대인 총인구 1,200만의 반이 되는 6백여만 명의 유대인이 흩어져 살고 있다. 미국에 사는 유대인은 미국인구의 2.1%에 지나지 않지만 미국의 억만장자의 25-30%를 차지한다. 그들의 일부가 AIPAC의 회원이 되어있고 기타 2만여 명의 부호가 재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AIPAC의 목표는 이스라엘 나라를 유대인 민주주의 안식처로 팔레스타인에 정착시키고 우방 미국의 중요 전략동맹국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그들은 미국에서 선거가 시행 될 때마다 능력 있는 민주당, 공화당, 중간파 후보자를 선택하여 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므로 당선에 성공하도록 노력한다.
실제로 AIPAC은 연방정부와 여러 지방정부가 소비하는 민주당 재정의 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공화당 재정의 사분의 일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그들의 원조를 받아서 선출되는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 의회의 양당의원들은 미국이 중동정책을 결정할 때에 이스라엘 나라에 가장 유리한 방안을 채택하도록 힘쓰고 있다.
전략상으로 두 나라는 불가불리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1980년 이래 미국은 매년 30억 달러를 이스라엘 군사비로 원조해 왔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필요한 군용장비를 공급하고 이스라엘과 군사정보를 교환하며, 두 나라가 공동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 정부를 움직여서 이스라엘 나라를 반석 위에 세우는 유대인 로비단체 AIPAC은 미국에 사는 200만 한인들에게 모국을 도울 수 있는 좋은 본보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해하는 한인들이 소원하는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 정부가 속히 구태의연한 퇴영상태를 벗어나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진보적인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승화하여 동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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