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의 위기인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 전세계는 탄소 감축을 위한 연구에 막대한 자금과 연구력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어떤 형태로든 지상에 남게 하려는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Sequestration and Storage, CSS)기술은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아직 파일럿 단계이고 완성을 위해서 더 막대한 투자와 연구력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포집한 탄소를 지하나 바다 밑 깊숙이 저장하는 과정에서의 유출에 대한 우려와 환경적 충격 또한 크다. 이렇게 중요하고도 어려운 CSS 기술을 해달(Sea Otter, 바다 수달)과 성게가 그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과학지에서 발표되었다.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반도는 꿈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는 시아터(sea otter)라고 부르는 해달을 볼 수 있다. 수 년전 이들은 세상 동물중에서 가장 보드랍고 가장 밀도 높은 털을 가지고 있다는 죄로 멸종 위기에 있었다. 그러나 몬트레이 시는 이 지역을 야생동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몇 쌍을 풀어 놓았는데 지금은 이곳이 그들의 낙원이 되었다.
몬트레이 바다 속은 켈프(갈조류)의 정글이다. 이것이 해달 때문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대학의 연구 논문으로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켈프가 주식인 성게는 캘프 잎사귀에 붙어 있다가 해달이 가까이 오면 숨고 해달이 없으면 나와서 켈프를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관찰했다고 한다. 해달의 역할은 이산화탄소 포집이 12배나 증가 효과를 주었다고 한다. 성게의 번식이 억제되면서 켈프 숲이 무성해지고 켈프는 광합성작용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바이오매스의 형태로 저장함으로 해달이 켈프의 CSS 과정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이다.
성게는 비록 해달의 먹이이긴 하지만 해달보다도 더 직접적인 CS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우연히 발견됐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팀은 물속에서 일어나는 탄산 반응 과정을 연구 하고 있었는데 그 반응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촉매를 찾고 있었다. 마침 같이 진행하던 다른 연구 ‘해양 생물체의 이산화탄소 흡수’ 과제에서 사용하고 있었던 성게를 관찰해 보았다. 그런데 성게의 가시 주변에 니켈이 유난히도 많이 모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니켈 나노입자를 탄산액속에 넣어 보았더니 놀랍게도 그 물속의 탄소가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
다음은 석탄 발전소 굴뚝의 연기를 니켈 나노입자가 섞여 있는 물속에 넣었다. 이번에도 탄소는 완전히 없어지고 바닥에는 고체형태의 탄산칼슘(CaCO3)이 가라 앉았다. 분필은 탄산칼슘이다. 탄산칼슘은 시멘트의 주성분일 뿐만 아니라 조개, 게 , 거북이, 산호 등 갑각류 껍질의 주성분이다. 성게는 니켈을 촉매로 사용하여 바닷물속의 이산화탄소를 탄화칼슘 형태로 껍질에 저장함으로 탄소 포집 및 저장을 실행해 왔다. 연구팀은 성게의 이 CSS 기술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이미 축적된 이산화탄소만으로도 해달의 진수성찬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해수의 온도상승과 함께 산성화를 초래한다.
바다의 산성화는 갑각류가 껍질을 만들 수 있는 PH 레벨을 어긋나게 해서 껍질이 약해지거나 아예 못 만들게 할 수도 있다. 갑각류의 껍질은 플랭크톤이 자라는 서식지를 제공함으로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때문에 이는 해양생태계의 기저를 흔들어 놓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예측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바다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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