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 목격자들이 전하는 현장
▶ 마라톤 결승점 근처, 축제가 `지옥’으로 “지나친지 2분만에 폭발” 한인 구사일생
15일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긴급히 대피하고 있는 가운데 한 마라톤 참가자가 도로 바닥에 쓰러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폭발 사고 지점.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간 처참한 모습의 부상자들이 여기저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등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습니다” 15일 사망자 3명을 포함 150여명의 사상자를 낸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테러 장소에 있던 한인 등 목격자들이 전하는 참사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혹한 모습이었다.
이날 보스턴 마라톤 행사에는 LA와 뉴욕 등 미 전역과 한국 등지에서 간 한인 마라토너 200여명이 참가해 폭발 당시 결승선 근처에 상당수의 한인들이 있었으며 이 중에는 불과 1~2분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해 기적적으로 참사를 모면한 마라토너도 있었다.
이날 현지시간 오후 2시50분(LA시간 오전 11시50분)께 대회 주최 측의 시계가 경기시작 이후 4시간9분44초를 가리키고 있던 시각, 폭발이 발생한 보스턴 보일스턴 스트릿의 결승선 인근 지점의 광경은 완주자들을 맞이하던 즐거운 모습에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첫 폭발은 마라톤 코스의 왼편에 설치된 관중석 바리케이드 및 각국 국기 게양대 뒤쪽에서 일어났다. 굉음과 함께 번쩍하는 불꽃이 일더니 삽시간에 흰 연기가 치솟았다. 폭발물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보일스턴 가와 접한 코플리 광장에서는 주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자욱했다. 이어 두 번째 폭발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마라톤 자원봉사 요원들은 굉음에 귀를 막았고 주자들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팔다리가 절단되는 등 처참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속출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장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통과 공포의 비명에다 구조요원들의 외침, 사이렌 소리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엄마, 나는 무사해요”라며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펜스 잔해가 여기저기 널린 가운데 이내 구조요원들이 급히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들것과 휠체어에 실어 날랐다.
인근 거리나 건물에 있던 목격자들은 ‘불꽃놀이 폭발음’ ‘1,000여개의 철문을 동시에 닫는 소리’ 등으로 당시 폭발음이 준 충격을 묘사했다.
LA에서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 코스를 완주한 김혜선(51)씨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불과 2분이 나를 살렸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인 마라톤 동호회 ‘이지러너스’의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결승점을 지난 직후 대회 주최 측에 완주 메달을 받으러 가는데 뒤편에서 굉음이 났다”며 “이후 10초 정도 후에 또 다시 폭발음이 나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는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조금만 늦게 들어왔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김씨 외에도 김씨의 남편인 김광옥 이지러너스 수석코치와 오건익씨, 미주한인마라톤 동호회(KART) 소속 김수환(58)씨 등 최소 4명의 한인이 당시 마라톤을 완주한 뒤 현장에서 폭발을 목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환씨는 “완주한 뒤 15~20분 사이에 첫 폭발 소리를 들었고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고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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