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대기업 임원 사태에 비난 빗발
▶ “비행안전도 위협”인터넷서 사진공개 등 ‘신상털기’ 포스코 측 결국 대국민 사과문·당사자 보직 해임
한국 대기업의 한 임원이 비행기 안에서 기내 서비스가 좋지 않다며 여승무원을 때렸다가 미국 입국이 거부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인터넷과 SNS 상에는 해당 임원을 향한 비난이 거세게 쏟아지고 해당 기업이 결국 이 임원을 보직 해임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파문을 계기로 기내에서 승무원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생떼를 부리고 말썽을 피우는 이른바‘진상’ 승객들의 추태가 도마에 오르면서 사라져야 할 행태로 지적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항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 에너지의 신임 임원인 A모(53) 상무는 지난 15일 인천발 LA행 대한항공편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뒤 비행기 안에서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성 승무원의 얼굴을 잡지로 때렸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기내식으로 제공된 밥이 설익었다고 불평하고, 라면을 끓여오라고 해 놓고는 3차례나 ‘짜다’ ‘덜 익었다’며 다시 준비해 오라고 요구했으며, 승무원이 오가는 통로에 접시와 냅킨 등을 집어던지는 등 상식밖의 행동을 했고, 급기야는 기내식 주방에까지 들어가 잡지로 여승무원의 얼굴을 때렸다는 것이다.
해당 승무원은 LA에 도착해 현지 경찰에 폭행 사실을 알렸고, 결국 A씨는 연방 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항공기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조사를 받든지 아니면 돌아가라는 통고를 받고 미국 입국을 포기한 채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온라인 ‘발칵’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에서는 A씨가 대기업 임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상식을 무시한 추태를 부렸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그의 실명과 경력, 사진까지 공개되는 등 소위 ‘신상 털기’가 이어졌다. 또 포장지에 그의 얼굴이 들어간 패러디 사진까지 유포되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도 사건이 공개된 직후 “기내에서 발생한 폭력은 비행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다음 주 중으로 고소 등 법적 대응 과 함께 해당 승객에 대해 앞으로 불이익 여부 등 대응책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 사과, 당사자 보직해임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포스코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임원을 보직 해임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포스코 에너지는 한국시간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 임원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많은 분을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를 오늘부로 보직 해임하고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후속 인사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어 “경영진과 당사자는 향후에라도 해당 항공사와 승무원이 허락한다면 직접 찾아뵙고 용서를 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에너지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에 대한 윤리·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내 추태 처벌 엄격
지난 2007년 12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술에 취해 국내선 항공기에 탄 뒤 승무원의 ‘등받이를 세워 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무시하고 폭언과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워 재판 끝에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2005년 9월에는 대기업의 한 간부가 인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기내 조리실에서 생수로 발을 씻는가 하면 옆 좌석 승객에게 물을 뿌리고 승무원에게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추태를 부리다 영국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국의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해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치는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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