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물며라는 말이여, 참으로 아름답도다.
그 말에는
슬픔 가득한 서광의 눈동자가 들어 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다시 한 번 돌아다보는 사랑이 들어 있다.
비천한 것들에 대한 굉장한 비탄이 들어 있다.
사랑하지 않는 마음에는
하물며가 없다.
마음이 마음이 아닐 때 들려오는 말이여,
하물며라는 증오를 거부하는 말이여,
아무것도 아닌 네가 아무것도 아닌 나를
한 번 더 은은히 돌아보는 눈길 같은 말이여
한없는 바닥에서 굉장히 쟁쟁한 말이여
김승희 (1952- ) ‘하물며’라는 말’ 전문
‘하물며’라는 말은 참 묘한 언어이다. 하물며 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하물며 내가’ 라고 말하며 생각을 되돌리기도 하고 문제가 되었던 대상이나 상황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도 된다. 미워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닫혔던 마음이 열리기도 한다. 그래서 시인은 말한다. ‘하물며’는 아무것도 아닌 네가 아무것도 아닌 나를 은은히 돌아다보는 사랑의 언어라고.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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