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취재: 노인센터 개관 두달, 제 역할 하나
▶ 1층 일부단체 임대… 일반인 접근 어려워 2층 강당은 회당 200~500달러 대관료 수입`공동운영위’ 아직 가동 못한 채 지지부진
19일 대낮인 오후 2시30분 노인센터의 현관 입구 출입문이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다. <박상혁 기자>
19일 열린 노인센터 정기이사회에서 참가 이사들이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노인 센터요? 이용하려 해도 프로그램도 없고 아예 들어갈 수도 없던데요” LA 한인사회의 공공 복지시설로 시정부 기금 190만달러가 투입된 LA 한인타운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이하 노인센터)가 공식 개관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아직 제대로 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한인 노인들이 찾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데다 커뮤니티에 개방돼 있지 않아 일반인들은 접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한인 노인들의 목소리다. 또 LA시로부터 운영 권한을 위임받은 노인센터 이사회(이사장 이영송)와 LA한인회(회장 배무한)는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예산 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태다.
노인센터의 현주소와 한인사회를 위한 커뮤니티 센터로 제기능을 하기 위한 개선 방향 등을 짚어봤다.
■운영 현황
현재 노인센터 이사회는 올림픽과 아이롤로 교차로에 위치한 2층 규모의 노인센터 건물 가운데 1층 공간을 LA 한인축제재단과 영리 목적의 상조회에 임대해 주고 매달 기부금 형식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또 2층 강당의 경우 커뮤니티 단체 등에 빌려주고 있으나 1회 이용 때 200~500달러의 대관료를 받고 있다.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3일 동안만 오전시간에 ‘라인댄스’ 프로그램을 위해 대관되고 있는데 이것도 노인센터가 아닌 외부단체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노인센터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전무한 셈이다.
■개방은 제한적
현재 노인센터는 관리를 이유로 매일 오후 2시면 문을 닫고 입구를 아예 쇠사슬로 잠그고 있어 휴식처를 위해 노인센터를 찾는 한인 노인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19일 노인센터 옆 다울정에서 만난 한 한인 노인은 “월·수·금요일 오전에만 무슨 댄스클럽 한다고 사람들이 오갈뿐 일반인은 들어가서 쉴 수가 없다”고 전했다.
70대 한인 정모씨는 “노인 복지시설이라고 홍보해서 가봤더니 강당은 들어갈 수도 없더라”면서 “문을 다 잠가 놓은 것은 우리 보고 오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노인단체 관계자는 “노인을 위한다는 시설이 정작 노인에게 개방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망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노인센터 이사회 측은 구체적인 운영 방안 및 일반인 대상 센터 개방 여부 등에 대해 시간을 갖고 방향을 정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영송 이사장은 “노인센터는 LA 한인타운 내 거주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앞으로 구체적 운영 방안이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노인센터는 이를 위해 정기이사회를 열어 LA 한인회 측과 함께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할 ‘공동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이영송 이사장과 김기홍, 브래드 이, 이창엽 이사를 선임했다. 재미한국노인회(회장 박이한)와 미주노인복지회(회장 김교원)에 배정된 공동 운영위원 1명은 결정되지 않았다.
총 9명으로 합의된 공동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LA 한인회 측 운영위원 4명은 연용기 부이사장, 헨리 최, 윤병열, 김남권 이사가 이미 선임돼 있는 상태다.
LA 한인회 사무국 측은 “노인센터는 YMCA 건물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운영하자는 것이 한인회 입장”이라며 “운영위원회를 빨리 가동해 커뮤니티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A 시정부는 노인센터 운영 주체인 두 단체가 향후 10년 동안 매해 19만달러 상당의 커뮤니티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할 경우 전액 환수할 권한을 갖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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